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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코만 내놨다"…대중교통 마스크 해제 첫날 눈치보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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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부터 대중교통도 '노마스크'
여행업계 "여행 심리 높아질 것"
하루 확진자 여전히 1만명 육박
전문가 "시민들, 당분간 마스크 쓸 것"

[르포]"코만 내놨다"…대중교통 마스크 해제 첫날 눈치보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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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립니다." 20일 오전 7시, 출근길에 나선 한모씨(30)는 서울 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에서 마스크를 손에 든 채 문이 열리는 객차 안을 들여다봤다. 마스크를 쓰고 대중교통을 탈 때마다 호흡 곤란, 식은땀, 어지러움 등 답답함이 심해 공황장애 증상까지 겪었던 한씨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벗고 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지하철 안은 여전히 마스크를 쓴 사람들로 가득했다. 눈치가 보였던 한씨는 코만 내놓았을 뿐, 완전히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출근길에 올랐다. 한씨는 "마스크 의무 해제 첫날이라 그런지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코라도 내놓고 있을 수 있어 그나마 나았다"고 말했다.


버스와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가 전면 해제된 20일 지하철 3호선을 이용하는 승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버스와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가 전면 해제된 20일 지하철 3호선을 이용하는 승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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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일부터 대중교통과 마트, 역사 등 대형시설 내 개방형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10월부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지 29개월 만이다.

시민들은 환영했다. 드디어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출근길에 만난 박준호씨(30)는 " 마스크를 안 가지고 나와서 집에 돌아가느라 버스를 놓쳐 회사에 지각한 적이 있다"며 "마스크를 안 쓰고 버스, 지하철을 탈 수 있게 됐으니 이런 일은 안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조치 해제 수혜 업종도 반가움을 표시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함께 날씨가 따뜻한 봄철이 오는 만큼 외부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허율 노랑풍선 홍보팀장은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여행업황 회복에 당장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사람들의 여행 심리는 높아질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를 상징하는 만큼 여행업계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혜 업종, 마스크 해제 환영하지만…여전히 마스크 쓰는 시민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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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일 오전에는 아직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아침 출근길에서 사람들은 마스크를 여전히 쓰고 지하철이나 버스에 올라탔다. 이날 오전 7시께 109번 버스에 탑승한 40여명 가운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단 두 명이었다. 같은 시간 서울 지하철 불광역 승강장에서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기 전부터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차량을 기다렸다.

대형시설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역 내에서는 10명 가운데 2~3명꼴로 마스크를 벗고 걸었다. 음료를 마실 때 잠시 마스크를 내릴 뿐, 바로 마스크를 착용했다. 서울역 내부 약국에서도 손님들은 마스크를 쓰고 약품을 주문했다. 약국을 운영하는 정모씨(42)는 "오늘 마스크를 벗고 약품을 사러 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며 "다들 객차 내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으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은 거의 해제됐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함을 호소했다. 지난 1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9259명으로 집계되는 등 1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걸리고 있다. 방역당국도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됐지만 출퇴근길 착용을 여전히 권고하는 상황이다. 지하철에서 만난 안이주씨(26)는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어서 어차피 마스크를 써야 한다"며 "감염에 취약한 사람들을 위한 조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버스로 출근한 장모씨(34)는 "주변에 두 번 코로나19에 걸리는 사람도 나오는 등 아직은 불안하다"며 "당분간은 출퇴근 시에는 마스크를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스크를 벗는 게 부끄럽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필라테스 강사인 이선화씨(26)는 "필라테스를 다니는 회원들과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서로 보자고 했지만 다들 부끄러워해 아직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마스크 덕분에 화장을 안 하는 것에도 익숙하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 해제는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본다"면서도 "시민들은 아직 대중교통을 코로나19 감염 위험 구역으로 보고 있고, 마스크가 미세먼지, 독감 확산 등도 막아주기 때문에 마스크를 쉽게 벗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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