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가스레인지 퇴출?…美 유해성 진실공방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가스레인지 유해성 논란…정치권도 이념 대립
WSJ "제조사·소비자 선택할 일…강요 안돼"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국에서 가스레인지 유해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가스레인지가 천식, 폐암을 유발한다는 우려 때문인데 퇴출 여부를 놓고 찬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차례 논란이 된 이슈다.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이념 대립으로 확산하자 가스레인지 유해성과 관련한 논란이 진실 공방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7일 미국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제너럴 일렉트릭(GE) 어플라이언스, 바이킹 등 미국 가전업체는 최근 인덕션 모델 라인업 확대를 위해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 하이얼이 소유한 GE 어플라이언스는 올해 도입 예정인 쿡탑 28종 중 절반에 인덕션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다. 바이킹도 지난 2009년부터 인덕션 전문기업 3곳을 인수하는 등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가스레인지 판매 금지를 두고 논란이 일면서 미국 전자업체들은 앞다퉈 인덕션 모델 개발에 한창이다. 논란의 발단은 최근 학술지 '환경 연구와 공중보건 국제 저널'에 "소아천식의 13%가 가스레인지 사용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가 실리면서다. 미국 연방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기다렸다는 듯 연초 가스레인지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가 후폭풍이 거세지자 전면 백지화했다. 현재 미국에선 가스레인지 비중이 40%, 전기레인지가 60%를 차지한다. 인덕션 시장은 성장세지만, 전기레인지 시장의 2.7%에 그친다.


가스레인지 퇴출?…美 유해성 진실공방
AD
원본보기 아이콘

가스레인지 퇴출을 주장하는 쪽에선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미세먼지 등 유해 물질이 발생해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반대쪽에선 유해 물질은 가스레인지 사용이 아니라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고, 인덕션을 사용하면 '불맛'을 낼 수 없어 요리의 맛이 떨어진다고 맞선다.


사실 이 같은 논란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미국에선 1980년대 초반에도 가스레인지 유해성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미국 CPSC, 환경보호청(EPA) 모두 가스레인지 영향을 조사했지만, 기업들의 반발로 규제로 이어지진 못했다. 국내에서도 같은 논란이 여러 차례 불거졌다. 지난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는 가스레인지가 폐암, 치매를 유발하고 인체에 유해하다고 광고한 전기레인지 판매업체에 대해 허위·과장 표시광고법 위반이라며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객관적 근거 자료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미국 정치권도 양분됐다. 공화당과 보수 진영은 환경론자들이 에너지 전환을 위해 가스레인지의 유해성을 과장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관련 법안도 쏟아지고 있다. 워싱턴 DC 시의회에선 기존 가스레인지를 인덕션으로 교체하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법안이 발의됐고, 버지니아주에선 천연가스 사용 제한을 원천봉쇄하는 법안이 나왔다. 구체적으로는 천연가스 사용 제한·금지 규정을 만들거나 이와 관련해 건축을 불허하는 법안을 도입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가스레인지 유해성 논란이 과학을 넘어 이념 전쟁으로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에너지 전환을 앞당기기 위해 가스레인지 유해성 논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WSJ은 최근 사설에서 "제조사들은 정부의 괴롭힘으로 수억달러를 써야 할 것"이라며 "이는 제품의 비용을 높이고 성능은 떨어뜨려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비자와 제조사들이 선택해야 할 문제지 강요받아선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25일만에 사의…윤 대통령 재가할 듯 [포토] 12년만에 서울 버스파업 "웰컴 백 준호!"…손흥민, 태국전서 외친 말…역시 인성갑

    #국내이슈

  • "애플, 5월초 아이패드 신제품 선보인다…18개월 만" 디즈니-플로리다 ‘게이언급금지법’ 소송 일단락 '아일 비 미싱 유' 부른 미국 래퍼, 초대형 성범죄 스캔들 '발칵'

    #해외이슈

  • 올봄 최악 황사 덮쳤다…주말까지 마스크 필수 [이미지 다이어리] 누구나 길을 잃을 때가 있다 푸바오, 일주일 후 中 간다…에버랜드, 배웅시간 만들어

    #포토PICK

  • 첨단사양 빼곡…벤츠 SUV 눈길 끄는 이유 기아, 생성형AI 탑재 준중형 세단 K4 세계 첫 공개 벤츠 G바겐 전기차 올해 나온다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국가 신뢰도 높이는 선진국채클럽 ‘WGBI’ [뉴스속 용어]코코아 t당 1만 달러 넘자 '초코플레이션' 비상 [뉴스속 기업]트럼프가 만든 SNS ‘트루스 소셜’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