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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민주당 특급 소방수 우상호…"나라 혼란스러울수록 여야 지도자 머리 맞대야"

최종수정 2022.09.28 15:39 기사입력 2022.09.28 14:55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인터뷰
'국민 원하는 것을 하는 정당'으로 변신해야 신뢰 회복
'정치의 복원' 꿈꿨지만 여전히 거리가 먼 여야
尹대통령, "국정과제 연구하고 참모, 국민과 소통해야 국정 운영 개선될 것"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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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준이 기자] "암담했다. 진짜 맡고 싶지 않았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참패 후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 심경을 이렇게 토로했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패해 사분오열된 상황에서 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 당을 맡았던 그는 당내 분란을 수습하고 민생 제일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며 당 지지율을 회복하고 전당대회를 큰 파열음 없이 관리하며 두 달간 짧은 임기를 마쳤다.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리더십이 다시 소환될 것’이라는 덕담까지 들으며 긴급 소방수 임무를 마쳤지만,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 당 상황은 절체절명(絶體絶命)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현실이었다.


우 의원은 26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비대위원장을 맡게 됐을 당시를 술회하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는 "당시는 대통령 선거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크게 져 완전히 계파투쟁이 극에 달해 감정적 골이 깊었다"며 "의원들이 만나면 전부 얼굴이 붉게 상기돼 있고 짜증만 냈다"고 기억했다. 우 의원은 "솔직히 말해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 한 명만 떨어진 것이지만 지방선거는 (국회의원들이) 공천에 관여했거나 도왔던 기초, 광역 후보들이 떨어진 것"이라 "현장에서 부딪치는 고통이 너무 컸다"고 했다. 그는 "전부 남 탓하며 싸우는 상황에서 이재명 의원(현 민주당 대표) 출마설이 제기됐다. 가뜩이나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당이 수습될까, 언론에서도 민주당이 깨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했던 시절"이라고 되돌아봤다.

민주당 수습의 세 가지 조건


그는 민주당을 수습하기 위해 3가지를 추진했다. 민생을 우선으로 하고, 당내 갈등을 수습하며, 강력한 야당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민생이 우선이고 강력한 야당이 가장 마지막이라는 점이었다.


우 의원은 "우리가 선거에 패배한 원인 가운데는 ‘민주당이 뭔가 국민을 위하는 것 같지 않고 자기들이 하고 싶은 것만 한다’는 국민들이 인식이 있었다"며 "이런 인상이 너무 강해서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하자고 마음을 먹고 원내에 민생우선 실천단을 만들어 빨리 성과를 낼 수 있는 것부터 먼저 하자 마음먹고 박홍근 원내대표랑 호흡을 맞춰 (유류세 인하 등) 민생법안들을 처리했다"고 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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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각 진영과 만나 설득하는 동시에 정치 워크숍을 열어 의원들이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기도 했다. 우 위원장은 "당이 (내분으로) 시끄러운데 어떻게 국민의 사랑을 받겠냐"며 "이재명 의원도 두 번 만나 진지하게 이야기 나누고 친문 진영도 여러 지도자들을 만나 대화하고, 당내 갈등 수습하기 위해 선수별 모임 등도 찾아가는 등 많이 만났다"며 "당내에 적이 없고 특정 계파 소속이 아니다 보니 처음 만났을 때는 불끈불끈 하다가도 ‘우상호와 싸울 일 아니다’라며 진정되는 것들을 느꼈다"고 돌이켰다.


동시에 우 의원은 민주당의 변화를 국민들에게 알렸다고 당시를 소개했다. 실제 매주 주말마다 기자간담회를 열었던 우 대표는 "언론을 통해 민주당이 어떤 쪽으로 가려고 하는가를 계속 끊임없이 설명을 드렸다"며 "두 달 내내 나름대로 야당의 존재 의미를 국민들이 인식하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지지율이 상승하고, 당내에서 비대위 체제가 오래 유지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오기도 했지만,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룰 갈등이 벌어져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우 의원은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정치라고 하는 것이 이제 당내에 이견이 있으면 조율을 해야 된다. 조율은 결국 조정하고 절충하는 것"이라며 "절충은 양쪽이 다 불만이 생겨 쉽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그는 최고위원 컷오프 과정에서 여론조사를 배제하기로 했을 당시를 언급하며 "(동료 의원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뻔히 알면서 공개적으로 주장할 때는 조금 이건 무리다 싶어 서운했다"며 "(불만이 있다면) 찾아와서 잘 설명하면 되지 왜 기자실부터 달려갔냐. 이런 사안들을 가지고 우리 당이 딱 그치면 이걸 절충하고 조정하고 그래서 그것이 다 같이 합의하는 그런 문화가 좀 약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라 혼란스러울수록 여야 지도자 만나야…정치의 복원 이뤄내야"


우 의원은 비대위원장 취임 당시 ‘정치의 복원’을 언급하며 대화와 설득이 가능한 정치를 이야기했다. 당내 수습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냈지만, 정치의 복원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분야다. 그는 "비대위원장 시절에 대통령은 물론 여당대표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면서 "저 같은 대화주의자도 한 번도 (여당 대표를) 못 만날 정도면 여당의 형편도 말이 아닌 것"이라고 했다.


우 의원은 "아무리 임시 대표(비대위원장)라 해도, 대표는 대표인데 취임 초기에 대화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 전화 통화조차 없었다는 것은 사실상 대화할 의사가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적 반대편에 있는 쪽 하고 대화가 매우 미숙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재명 대표와는 (대선 때) 서로 경쟁했던 사이라 날 선 공방도 하고 그래서 더 불편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여야 대표 간의 대화 그다음에 대통령과 야당 대표와의 만남 이런 반드시 진행돼야 된다"고 했다.


우 의원은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일수록 여야 지도자가 머리 맞대고 대화를 해야 된다. ‘생각이 같은 것은 실천하고 생각이 다른 것은 계속해서 토론하자’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국가적으로는 여야 지도자가 자꾸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고 대화는 대화대로 하고 경쟁은 경쟁대로 하는 이런 정치를 복원해야 된다"고 했다.


그는 "여야 대화 그다음에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의 대화가 단절된 게 꽤 오래됐다"며 "정치가 실종되고 전부 법원으로 가지 않느냐"며 "이웃 간에도 계속 법원으로 데려가면 영원히 그 관계는 복원되지 않는다. 자꾸 만나서 대화하고 골목에서 큰 소리로 나오더라도 대화하면 좀 나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사라지고 사법적으로 해결하려다보니 지도자의 리더십은 실종되는 정치를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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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후 윤 대통령의 경쟁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 등이 이뤄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우 의원은 "대선이 끝난 뒤에 경쟁 후보에 대한 압박이 있는 것은 처음"이라며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검찰권 행사는 대한민국을 몇십 년 전으로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검찰이 한 사람을 놓고 정권을 바꿔가면서 이렇게 집요하게 탈탈 터는 게 말이 되냐"며 "야당 대표를 수사할 때는 적어도 결정적인 증거가 있을 때 수사를 시작하는 것이다. 털어서 계속 만들어내려고 하는 게 과연 이게 정상적인 나라냐"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나름의 정치의 복원을 시도하기는 했다. 비대위원장 재임 동안 윤 대통령에 대해 무조건적인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선의로 해석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 휴가 기간 중에 한국을 찾은 미 하원의장과 전화 통화만 했을 때도 그럴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 논란이 됐던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 때도 ‘우리 정부나 의원들도 검토해 본 사안’이라며 곧바로 공세에 들어가지 않았었다. 쉽게 야당이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였음에도, 윤 대통령과 여당의 입장에서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대통령이 너무 아마추어로 준비가 안 된 분이라 걱정은 계속해 충고를 했었다. 비대위원장 때 야박하게 하지 않았다"며 "외교·안보 행보는 야당이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안 만났을 때도 ‘안 만날 수 있지’ 이렇게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고, 담대한 구상을 발표했을 때도 부족해 보이는 측면이 있지만, 비핵화와 남북 관계를 연동하겠다는 취지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외교·안보에 있어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던 그마저도 이번 순방 외교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그는 "영국에 가서는 조문을 안 했다. 사실 조문을 하러 간 건데 조문을 안 하는 일은 처음 봤다. 한일 정상회담도 너무 굴욕적인 느낌이 들었다. 외교라는 게 쌍방이 있는데 일본이 저렇게 부인하는데 우리는 자꾸 다르게 해석하는 모습이 납득하기 어려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48초 만나러 이렇게 허둥지둥 달려가는 모습도 대한민국이 어디 작은 개발도상국도 아니잖냐. 다음에 다시 만나면 되지 너무 작은 성과에 집착해서 조급하고 아마추어적으로 보는 것을 보였다. 급기야 그 욕설 하는 모습은 어느 식당에서 단둘이 조용히 참모들하고 있다 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걸어 나오다가 카메라가 돌아가는 게 뻔히 보이는데 저런 말을 한다는 건 정말 정말 너무 미숙한 것"이라며 "솔직히 말씀드려 창피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에 하고 싶은 조언을 묻자 "국정운영 과제에 대해서 대통령이 굉장히 깊이 연구해야 된다"며 "본인이 하고자 하는 방향이 있으면 그것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전문가 토론을 많이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어떻게 판단하시는지를 자꾸 소통해야 한다"면서 "이 세 가지가 준비되어야 갈등이 최소화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우 의원은 "대통령이 가끔 혼잣말이나 반말처럼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특정 생각 그러니까 잘 검증된 정책 구상이 아닌 혼자만의 아집이거나 아니면 일부 전문가들의 우파적 시각에 너무 경도돼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이 실수하면 야당은 공격거리가 많아지고, 좋은 것 같지만 사실은 국가적으로 보면 건강한 경쟁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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