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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SK가스가 그리는 넷제로 현장…LNG 핵심기지 울산 KET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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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도입부터 저장·공급까지
핵심 인프라 마련…2024년 목표
SK가스가 LNG사업 100% 관리
"고정 수요처…수익 안정성 확보"

울산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에 설치된 LNG 저장탱크 내부 모습. /최서윤 기자 sychoi@

울산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에 설치된 LNG 저장탱크 내부 모습. /최서윤 기자 s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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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20일 울산 북항에 인접한 9만평 부지의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에선 거대한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다. LNG를 -162도에서 액체 상태로 저장하는 탱크다. 원형 기둥처럼 생긴 LNG 탱크의 외벽 높이는 54.7m, 외부 지름은 88.4m다. 초대형 항공기 보잉747 두 대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 LNG 21만5000㎘를 저장할 수 있다. 1.2GW의 울산GPS 발전소를 30일 동안 돌릴 수 있고, 여기에서 생산한 전력을 울산 45만 가구에 6개월 동안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한 번 LNG를 주입하면 다시는 열리지 않아 내부를 볼 수 없는 LNG 탱크 안으로 들어갔다. 돔 모양의 철제지붕 무게는 1500t이라고 한다. 승용차 700대와 맞먹는 무게다. 밀폐된 공간의 바닥에서부터 공기를 주입해 상량하는 방식으로 지붕을 덮었다. 이기원 KET 사업관리팀 과장은 "약한 바람을 아래에서 주입하면 공기압에 의한 부력원리에 따라 1500t 철판이 3시간에 걸쳐서 50m 위로 상승하게 된다"며 "LNG 탱크를 비롯해 KET에 설치된 오일 탱크 12기 모두 이 방식으로 지붕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천장 내부 소재는 9%니켈강이다. 기체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강한 LNG가 벽면에 닿으면 쉽게 기화하기 때문에 특수한 재질로 된 알루미늄 판으로 막아놨다. 기화 방지를 위해 외벽과 내벽 사이 1.5m 공간을 얇은 입자로 된 보냉재와 유리섬유를 첨가한 '셀룰러 블록'(일종의 벽돌)으로 채웠다. 바닥엔 셀룰러 블록을 70~80cm 높이로 3겹 쌓았고, 천장엔 6겹을 겹쳐놨다.


◆지진에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 탱크…다음 달 3기 착공= LNG 탱크 외벽은 강선인장(pre-stressed) 콘크리트로 둘러싸여 있다. 강선인장을 통해 LNG 탱크의 강도 안전성을 높였다. LNG 유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보온병을 연상케 한다. 지하 암반 25m까지 말뚝(파일) 872개도 심었다. 철근으로 말뚝과 탱크를 묶어 단단히 고정했다. 이기원 과장은 "땅이 흔들리면 탱크가 같이 흔들리는 한이 있어도 붕괴하진 않는다"며 "4800년 지진 재현주기에 견디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드넓은 부지엔 LNG 탱크가 1기 더 있다. 다음 달 세 번째 LNG 탱크 건설에 들어간다. 탱크 바로 앞은 18만㎥ 규모의 대형 선박을 댈 수 있는 부두다. 탱크에 LNG를 저장하거나 내보내는 작업을 근거리에서 바로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연료 수송선 3대가 한 번에 정박·하역할 수 있다. 현재 12기인 오일 탱크도 총 29기로 늘릴 예정이다. KET 내 탱크들의 저장용량은 LNG 135만배럴, 석유제품 138만배럴 등 총 273만배럴이다.

울산 KET 내에 설치된 LNG 저장탱크 외경 /최서윤 기자 sychoi@

울산 KET 내에 설치된 LNG 저장탱크 외경 /최서윤 기자 s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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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T는 SK가스가 주도하는 에너지 프로젝트다. LNG 도입부터 저장과 공급까지 가능한 핵심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2020년 첫 삽을 떴고, 2024년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두고 있다. SK가스는 KET 지분 47.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한국석유공사가 지분 52.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LNG 사업과 관련해선 100% SK가스 관할한다. 길호문 KET 경영지원본부장은 "KET 사업에서 수익의 80% 이상이 LNG 부문에서 나온다"며 "SK가스가 LNG 사업의 고정 수요처로서 원가와 이익 등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사업을 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가스가 살린 KET 프로젝트…2024년 상업가동 목표= 2013년 국정과제로 선정됐던 KET의 본래 사업명은 코리아오일터미널(KOT)이다. 당시 주주 구성이나 사업 진행 과정에서 여러 난관에 봉착했다. 해외 투자자 유치 등이 잘 안 되어 오랜 기간 표류했다. 그때 나타난 회사가 SK가스다. 길호문 본부장은 "석유뿐만 아니라 LNG도 같이해 사업영역을 넓히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SK가스의 제안에 정부도 의기투합해서 2019년 합작법인(JV) 계약을 체결하고 KET라는 이름으로 새로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KET를 기반으로 한 LNG 사업은 다양한 수요처를 확보하며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가스는 울산 남구에 약 1조4000억원을 투입해 1.2GW 규모의 세계 최초 LNG·LPG 복합화력발전소 울산GPS(Gas Power Solution)를 건설 중이다. 2024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는 울산GPS는 연간 약 80만t 규모의 LNG를 사용할 예정이다.


국내 LPG 1위 기업인 SK가스는 지난해 파이낸셜스토리를 발표하면서 '넷제로 솔루션 프로바이더(Net Zero Solution Provider·탄소중립 공급자)'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비전 달성을 위해 주력사업인 LPG에 LNG를 신사업으로 추가하고, 무탄소 수소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단계적 전략을 펼치고 있다.


김용범 SK가스 부사장은 "국내 LNG 수입 터미널이 산업단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것과 달리 KET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울산 산업단지에 있다"며 "경제적인 비용과 인프라 차원에서 우위에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원료 도입부터 소비까지 LNG를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수소 공급 인프라를 구축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울산 북항 인근에 설치된 KET 내 LNG 저장탱크. 3대의 연료 수송선이 한 번에 정박·하역할 수 있다. /최서윤 기자 sychoi@

울산 북항 인근에 설치된 KET 내 LNG 저장탱크. 3대의 연료 수송선이 한 번에 정박·하역할 수 있다. /최서윤 기자 s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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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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