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지 부착에 불안한 편의점…5대 범죄 작년 8486건(종합)
편의점 시트지로 가리니 범죄에 취약
최근 4년간 3만3863건…연평균 8466건
절도, 폭력, 강간·강제추행 순 비중 높아
청소년 흡연율 감소 효과 의문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편의점 점주와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한 각종 범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매장 외부에 부착된 불투명 시트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보건복지부의 담배 광고의 외부 노출 단속에 따른 것인데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 특성상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4년간 편의점에서 발생한 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는 총 3만3863건으로, 연평균 846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아시아경제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에서 발생한 5대 범죄는 8486건이었다. 유형별로는 살인 3건, 강도 39건, 강간·강제추행 230건, 절도 6143건, 폭력 2071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8년 8045건, 2019년 8659건, 2020년 8673건으로 매년 8000건 이상의 5대 범죄가 편의점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중 절도(68.24%), 폭력(27.72%), 강간·강제추행(3.23%), 강도(0.77%), 살인(0.03%) 순으로 발생 비중이 높았다. 특히 절도는 2018년 5169건, 2019년 5853건, 2020년 5944건, 지난해 6143건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살인은 2018년 4건, 2019년 3건, 2020년 1건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3건으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서울 관악구에 있는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모든 편의점에는 불투명 시트지가 부착돼 있었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자 편의점 입구로 들어서지 않는 한 외부에서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이모씨는 “솔직히 밤에 혼자 일할 때는 아주 무섭다”며 “만약에 범죄가 일어나면 밖에서 상황을 쉽게 알 수 없으니 정말 위험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편의점은 불투명 시트지 외에 다른 상품과 홍보 현수막 등까지 활용해 담배 광고가 보이지 않도록 해놓았다. 이곳의 경우 밤낮 할 것 없이 매장 안에 누가 있는지조차 알기 어려울 정도였다.
국민건강증진법과 담배사업법은 담배소매점 내부의 담배 광고가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시정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1년 이내의 영업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 법은 2011년에 만들어졌지만, 단속이 이뤄지지 않아 유명무실한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담배 광고와 판촉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고 편의점마다 불투명 시트지가 부착됐다.
편의점업계에서는 해당 규제 자체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8∼11월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집계한 제17차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1일 이상 일반담배를 흡연했다'라고 응답한 청소년은 지난해 4.5%로 전년(4.4%)과 큰 차이가 없었다. 청소년이 편의점이나 가게 등에서 담배를 구매할 수 있었다고 답한 비율인 ‘구매 용이성'은 2021년 67%에서 지난해 74.8%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편의점 점주들은 불투명 시트지가 근무자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편의점네트워크는 "최근 편의점 내 폭행 사건이 늘고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라며 "불투명 시트지가 외부에서 내부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해 편의점 종사자의 생명권을 위협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편의점은 24시간 운영되는 특수성 때문에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커 대부분 매장을 투명한 유리 벽으로 설계하는데 불투명 시트지 부착이 강제되면서 오히려 범죄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 예방적 관점에서 편의점 내부가 잘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은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며 “범죄자 관점에서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고 범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이고, 매장 안이 관찰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생긴다. 외부에서 잘 보이도록 개방적으로 바꾸는 것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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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의원은 "경찰의 신속한 대응과 예방 체계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경찰 도착 전까지 근무자의 신변 보호를 위한 안전 구역 설치 등이 절실해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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