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신체에 대한 고정관념 탈피

사진=스페인 여성평등부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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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나연 인턴기자] 스페인 정부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공익 캠페인을 통해 여성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해변에서 즐길 수 있도록 독려하는 등 모든 여성에게 자신의 몸을 긍정할 것을 권했다.


최근 CNN은 스페인 양성평등부가 트위터에 '여름은 우리의 것이기도 하다'라는 슬로건의 공익 캠페인 포스터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포스터에는 각기 다른 몸매를 가진 여성 5명이 해변 모래사장에서 피서를 즐기는 모습이 담겼다. 허벅지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변한 셀룰라이트가 있는 여성, 겨드랑이털을 깎지 않은 여성, 화려한 색으로 염색을 하고 배에 주름이 잡히게 앉아 있는 여성과 함께 유방절제술을 받아 한쪽 가슴이 없는 여성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오네 벨라라 사회복지부 장관은 "모든 몸매는 해변에 적합한 몸매"라며 살에 대한 고민으로 해변에 가는 것을 꺼리지 말라고 말했다.

양성평등부는 포스터를 올리면서 "우리에게도 여름은 있습니다. 어디서든 원하는 사람과 함께 여름을 즐기세요. 모든 여성이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시선에서 벗어나길 바라며 건배를 올립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안토니아 모릴라스 여성연구소장은 "신체가 어떠해야 한다는 기대는 여성의 자존감에 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자신의 권리를 부정하기도 한다"며 "이 캠페인은 모든 신체가 타당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사람들과 여름을 즐길 권리가 있고, 오늘 우리는 몸에 대한 고정관념과 미적 폭력을 벗어던지고 모두를 위해 여름을 건배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캠페인이 오히려 여성 몸매만 부각했다는 비판도 있다. 여성 몸매만 거론하는 것이 차별이라며 남성도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앙헬라 로드리게스 팜 양성평등부 부장관은 "뚱뚱한 여성이 지금도 얼마든지 해변에 갈 수 있다고 말하는 남성들은 캠페인의 요점을 놓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편견 가득한 고정관념에 맞서는 캠페인으로 봐야지, 본질을 호도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그 어떤 몸도 괜찮다는 의미를 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의 권리 보장에 적극적인 스페인 정부의 노력이 세계의 이목을 끈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스페인 정부는 올해부터 성차별주의자에 의한 여성 살해(femicide)를 범죄로 분류하고 집계하기 시작했다.


자국 내에서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르자, 여성이 주요 피해자가 되는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통계 수집 방식을 바꾼 것이다. 여성 살해에 대해 국가 차원의 통계를 공식 집계하는 국가는 스페인이 처음이다.


또한 지난 20일에는 합의 없는 성관계는 성폭행으로 간주하는 비동의 강간죄를 도입하는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성폭행 피해자가 폭력이나 저항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않아도 명시적인 동의가 없었다면 가해자를 성폭행으로 처벌할 수 있게 됐다.


스페인 정부를 이끄는 사회당 정부는 4년 전 집권했는데, 여성의 권리 보장을 주요 정치 의제로 내세우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남성이지만, 유럽 정부에서도 장관급 인사 가운데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내각을 구성해왔다. 지난해 7월 개각에서도 장관급 자리에 여성 14명, 남성 8명을 임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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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산체스 총리는 "페미니스트 내각이 되어야 한다"면서 "여성을 평등하게 포용하는 것이 더 나은 스페인을 건설하는 길"이라고 전했다.


김나연 인턴기자 letter9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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