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뒤바뀐 군의 판단 “단순 실종→ 자진 월북→ 입증못해”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국방부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실종 공무원의 자진 월북을 입증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2020년 사건 당시 자진 월북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을 내놨다가 이번에 입장을 또 다시 바꾼 셈이다.
국방부는 16일 입장 자료에서 "해경의 수사 종결과 연계해 관련 내용을 다시 한 번 분석한 결과, 실종 공무원의 자진 월북을 입증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2020년) 9월24일 입장문 발표 후 진행한 기자단 대상 질의응답에서 피살된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함으로써 국민들께 혼선을 드렸다"며 "보안 관계상 모든 것을 공개하지 못함으로 인해 보다 많은 사실을 알려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그러면서 북한 측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국방부의 분석 결과와 북한의 주장에 차이가 있어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남북 공동 재조사 등을 요구했으나 북한 당국은 지금까지 어떠한 답변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앞서 서욱 전 국방부장관은 2020년 10월 7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최초(실종 당일)에 제가 ‘북으로 갈 가능성이 있느냐’고 실무진에게 물어봤는데 ‘월북 가능성이 낮다,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 나중에 (실종 다음 날인 22일) 첩보를 통해 북측에 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21일 낮 12시51분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최초 실종 신고가 접수돼 당일 오후 1시50분쯤 해경의 실종자 수색이 시작된 뒤, 22일 오후 3시30분 북한 선박이 등산곶 일대 해상에서 실종자 이씨와 접촉한 정황 첩보를 입수할 때까지는 군도 월북 가능성을 낮게 봤다는 것이다.
이후 군 관계자는 2020년 9월24일 국방부 기자들에게 "정보 분석 결과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한 점, 어업지도선에서 이탈할 때 본인 신발을 유기한 점, 소형 부유물을 이용한 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식별된 점 등을 고려 시 자진 월북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자세한 경위는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씨에 대한 판단이 당초 ‘단순 실종자’에서 ‘월북 시도자’로 바뀐 셈이다.
다음은 ‘북한 피격 공무원 사건’ 사건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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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9.21 = 서해어업관리단, 낮 12시 51분께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어업관리선 무궁화 10호에 타고 있던 A씨 실종 신고. 해경·해군·해수부 수색.
▲ 2020.9.22 =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 오후 3시 30분께 소연평도 서북방 38㎞ 등산곶 인근 해상서 구명조끼 입은 채 부유물에 탄 A씨 접촉.
= 오후 9시 40분께 고속정 탄 북한군이 A씨 총격해 사살 후 시신 불태움.
▲ 2020.9.23 = 청와대 장관회의서 대책 논의. 국방부, 언론에 A씨 실종 사실 공개.
▲ 2020.9.24 = 국방부, 북측 총격 및 시신 훼손 사실 첫 공개. 청와대, 북한 규탄 입장 발표.
= 인천해양경찰서, 사건 브리핑서 A씨가 유서 등 월북 징후를 남기지 않았으나 자진 월북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
= A씨의 형, 브리핑에서 언급된 월북 근거에 반박 제기.
▲ 2020.9.25 =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 사과 등 통지문 전달 사실 발표.
▲ 2020.9.26 = 청와대, 북측에 추가 조사 요구.
▲ 2020.9.27 = 북한, 군 당국의 공무원 시신 수색에 남측이 ‘무단 침범’을 하고 있다며 중단 요구.
▲ 2020.9.29 = 해경, A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중간수사 결과 발표. A씨의 도박 빚, 월북 의사 표명 정황, 표류 예측 결과 등을 근거로 제시.
▲ 2020.10.5 = A씨 아들, 문재인 전 대통령에 ‘진상규명 촉구’ 손편지 전달.
▲ 2020.10.6 = A씨 형, 국방부에 우리 군의 당시 북한군 대화 감청 녹음파일 등 정보공개 청구.
▲ 2020.10.7 = 국방부 장관, 국정감사서 A씨 실종 신고 접수 당일 ‘월북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았다고 발언.
▲ 2020.10.8 =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서 A씨 사고 자체 조사 계획 표명.
▲ 2020.10.13 = 문 전 대통령, A씨 아들에 해경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내용 담긴 답장 전달.
▲ 2020.10.14 = A씨 형, 해경에 어업지도선 선원 9명 진술조서 정보공개 청구.
▲ 2020.10.19 = A씨 아들, 문 전 대통령에 재답장.
▲ 2020.10.21 = A씨 유족, 소연평도서 선상 위령제.
▲ 2020.10.28 = A씨 형, 사건 당일 청와대가 받은 보고 관련 정보공개 청구.
▲ 2020.10.29 = A씨 형, 해경에 시신 수색 중단 요청.
▲ 2020.10.31 = 해경, A씨 시신 수색을 경비 병행 방식으로 전환.
▲ 2020.11.3 = 국방부, A씨 형이 요청한 정보공개 불가 입장 표명.
▲ 2021.1.13 = A씨 형, 청와대·국방부·해경청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 소송 제기.
▲ 2021.9.24 = 검찰, 시민단체가 문 전 대통령 고발한 사건 각하.
▲ 2021.11.12= 법원, A씨 형이 낸 정보공개 청구 소송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
▲ 2021.11.30∼12.6 = 해경·청와대, 법원의 정보공개 판결에 각각 항소.
▲ 2021.12.28 = A씨 형, 문 전 대통령과 청와대 상대로 사건 관련 정보의 대통령기록물 지정 금지 가처분 신청.
▲ 2021.12.29 = 인천경찰청, A씨 명예훼손 혐의 고소 사건과 관련해 해경청 압수수색.
▲ 2022.4.13 = A씨 형, 국가안보 정보 비공개할 수 있도록 한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관련 헌법소원 제기.
▲ 2022.4.22 = A씨 유족, 북한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제기.
▲ 2022.5.22 = 법원, A씨에 대한 유족의 실종선고 청구 인용. A씨 사망 공식 인정.
▲ 2022.6.8 = 인천경찰청, A씨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남해해경청장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
▲ 2022.6 = 해경, A씨 총격해 살해한 북한군 수사 중지.
▲ 2022.6.16 = 해경, A씨의 월북 근거가 없다는 취지로 최종 수사 결과 발표.
= 대통령실 국가안보실·해경, 사건 관련 정보공개 청구 소송 항소 취하. 사건 당시 수사자료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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