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하반기 빅스텝 밟을 전망
7월 금리 역전시 자본유출
내년 美 금리보다 1%포인트↓ 예측

과도한 금리인상 경기침체 불러
스태그플레이션 유발 가능성도

[긴급 좌담회] 인플레 방어냐 경기 살리기냐…한은, 빅스텝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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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문제원 기자] 미국 중앙은행이 고물가 충격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한국은행도 다음 달 사상 초유의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남은 네 번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포인트씩 인상을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달에도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예상보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반면 일각에선 하반기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꺾이는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공급 요인에 기인한 인플레이션을 금리 인상만으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에 아시아경제는 긴급 좌담회를 열고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함께 한은의 사상 첫 빅스텝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7월 한은 빅스텝 전망 힘실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날 미 Fed의 자이언트스텝에 대해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고 평가하면서 한은이 하반기 빅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Fed가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현재 미국의 금리상단이 1.75%로 한국과 동일해졌고, 금리 역전이 다음 달로 눈 앞에 왔다"면서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한은 입장에서는 7월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5월 소비자물가가 작년 동월 대비 5.4% 상승해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향후 6%대도 현실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통계에 주거비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물가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며 "기대인플레이션도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밖에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기존 0.75∼1.00%포인트에서 0.00∼0.25%포인트로 크게 준 가운데 이르면 7월 금리 역전으로 자본유출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도 빅스텝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미 간 금리 역전은 시간문제"라며 "미국의 빠른 금리 인상 속도를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 미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1%포인트까지 앞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 위원은 "기준금리 수준이 미국보다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위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외 건전성이나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을 고려할 때 과거보다 충격이 덜할 수는 있지만 자본유출 우려로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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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한 금리 인상 스태그플레이션 유발 가능성= 다만 일부 전문가는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경우 공급요인이 촉발한 측면이 강해 금리 인상만으로 억제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물가 상황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자이언트스텝을 밟았지만 한은이 따라서 빅스텝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모든 경제지표들이 나빠지는 과정인데 금리를 지나치게 올리면 경기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계적으로 분석해볼 때 우리 산업 생산소비는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데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는 현재 경제지표가 아니라 미래 경제지표를 봐야 한다"면서 "지표가 낮아지는 시점에서 금리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미국보다 낮아지고 있는 데다 성장의 상방요인을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과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시장 불안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 자이언트스텝이 현실화되면서 시장 등이 단기간 안정을 되찾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문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미국의 물가 정점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데다 Fed가 가까운 미래 안에 물가가 진정될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지 않으면 내년 초 미국 정책금리는 4% 가깝게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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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가 올 연말 금리 전망치로 현 두 배 수준인 3.4%를 제시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전망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백 연구위원은 "고령화 현상 심화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경제 역동성이 미국에 비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 시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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