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對北 독자제재, 효과 높이기 위한 필수조건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북한은 2017년 9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 6차 핵실험이었다.
2016년 9월의 5차 핵실험 이후 1년 만이자, 문재인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핵실험이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며칠 후 ‘대북 제재 결의 237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부는 2017년 11월6일 북한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관계자 18명을, 다음달인 12월 11일에는 단체 20개 및 개인 12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포함된 북한 금융기관과 선박회사 등 20개 단체와 북한 인사 12명을 한국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우리 정부의 마지막 독자제재였다. 이후 4년 6개월간 정부는 독자제재 카드를 전혀 꺼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한 달여 만에 우리 정부는 독자제재는 물론 미국, 일본, EU 등 동맹과 연계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독자제재 카드를 꺼내든 것은 중국, 러시아 등 북한 우방국들이 유엔 안보리의 추가 제재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수차례에 걸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 중국과 러시아는 추가 제재보다는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북한 7차 핵실험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은 독자제재에 확고한 입장이다. 독자제재는 제재 그물망을 더 촘촘히 해 안보리 결의 등 다자제재의 틈새를 막기 위한 카드다.
여기에 그 내용에 따라선 북한의 제재 회피를 용인하는 중국·러시아를 압박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특히 중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 추가 제재를 거부한다면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꺼낼지가 최대 관심사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 대상국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정부 등에 대해 거래의 불법성 여부를 따지지 않고 제재한다는 것이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이 지난달 27일 러시아 은행인 극동은행, 스푸트니크 은행을 제재 대상에 추가한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에 나서지는 않았는데,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칼을 빼 들 수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3일 한미 외교장관회담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돕는 러시아와 중국 개인, 단체에 제재를 가한 바 있다"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의 독자제재 방안은 일단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미국이 대북 독자제재 대상에 올린 개인·단체를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 등도 함께 제재하며 제재 효과를 높이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2017년 독자제재 시행 이후 북한이 지속적인 무력도발을 한 점으로 볼 때 직접적인 효과는 크지 않다. 달러의 기축통화 위상 등으로 막강한 국제적 영향력을 갖는 미국의 독자제재와 달리 한국의 독자제재는 정부의 의지 표출 등 상징적 효과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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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년 반 만에 독자제재 카드를 어렵게 꺼내들었다. 이번 독자제재 카드만큼은 북한을 압박해 그들이 국방력 강화와 핵무기 고도화를 포기하고 대화의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촘촘하고 빈틈 없는 제재 방안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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