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통화로 의약품 구입
약사회 반대에 도입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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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약국이 문을 닫은 시간에도 약국에서 약을 살 수 있게 될까. 일종의 ‘약 자판기’인 화상투약기 도입을 둘러싼 진통이 커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인 쓰리알코리아가 개발한 화상투약기는 현재 ICT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한약사회가 강경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샌드박스 심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이미 쓰리알코리아와 약사회, 심의위원들이 모여 조정을 위한 소위원회를 세 차례나 열었지만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주무부서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더 이상 추가 회의가 무의미하다고 보고 다음 달 중으로 바로 실증특례 본회의로 상정할 계획이다.

화상투약기는 약국 외부에 설치해 이를 통해 약사와 화상통화를 한 후 의약품을 사는 방식이다. 약국 영업시간 외에도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긴급한 상황에서도 약사로부터 복약지도를 통해 안전한 약 처방이 가능하다. 다만 일반 자판기와는 달리 환자에게는 선택권이 없이 약사가 원격으로 골라준 약만 살 수 있다. 의약품 오남용을 막는 등 안전을 위한 보완책이다. 약사와 환자 간 대화 내용을 6개월간 보관하고,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로만 결제토록 해 근거가 남도록 한다.


화상투약기의 시장 진입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에도 대통령 직속 규제장관회의를 통과한 후 관련 내용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이 마련됐지만 국회를 통과하진 못했다. 이번에는 과기정통부의 규제 샌드박스를 노리고 있다.

약사 1명당 관리하는 투약기의 대수, 판매 가능한 의약품의 종류, 개인정보보호 조치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가장 첨예한 논란을 빚고 있는 건 투약기 대수다. 비대면인 만큼 약사 1명이 수십 대의 투약기 관리가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약사 1명이 투약기 1대만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쓰리알코리아 측은 "동시 상담이 진행되는 게 아닌 만큼 대수 자체는 무의미하다"며 물러서지 않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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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회는 이미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약 배달까지 한시 허용된 상황에서 화상투약기까지 허용돼서는 안 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약국 내에서만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의 기본 취지에 위배되고, 관련 서비스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별한 기술이 아닌 기존 기술을 재조합한 수준으로 특례사업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최광훈 약사회장은 전날 "화상투약기는 절대 규제샌드박스 본회의에 올릴 수 없다는 것이 대한약사회의 기조"라며 "최선을 다해 끝까지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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