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중국 아줌마…작년 안전자산 金 1000t 구매
금 소비는 중국 경제 내밀한 곳 투영…미ㆍ중ㆍ러 정세도 반영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궈 다마(중국 아줌마)'.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과 같은 의미다. 부동산과 주식 등 투자 상품 시장의 큰 손을 말한다. 한국으로 치면 복부인과 같은 뜻이다.


중국 아줌마라는 단어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13년. 당시 국제 금값이 20% 가까이 떨어지자, 중국 아줌마들이 사들인 금만 무려 300t에 달했다. 온스당 1200달러 정도만 계산해도 127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인민일보는 당시 중국 다마라는 단어가 해외에서 핫 검색어에 오를 만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면서 중국 개인 투자자와 중국 소비 행위는 국력의 발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진=글로벌 타임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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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금시장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그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국황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금 소비량은 전년보다 36.53% 증가한 1120.90t.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11.78% 늘었다. 부문별로 보면 금 장신구 소비는 전년보다 44.99% 늘어난 711.29t에 달했고, 골드바(금화 포함)는 26.87% 늘어난 312.86t으로 집계됐다. 반면 원료금 생산은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 내 원료금 생산량은 328.98t으로 전년 대비 9.95%(36.36t 감소) 줄었다. 지난해 늘어난 금 소비가 대부분 투자용이었다는 의미다.


금 투자층도 젊어졌다. 지난해 중국 금 투자자의 75%가 25∼35세였다. 40∼50대였던 중국 아줌마의 연령대가 20∼30대로 낮아졌다. 중국 아줌마도 세대교체된 셈이다. 부동산 시장 규제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투자 길이 막힌 것도 금 투자 욕구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현물뿐만 아니라 금 ETF 투자도 늘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 금 ETF 총 보유량은 75.3t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순유입만 14.4t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3.4t이나 증가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중국의 금 소비가 다시 기지개를 켠 것은 중국 경제와 관련이 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초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경제가 수요 위축, 공급 충격, 기대 약화라는 3가지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한 뒤 돈을 풀어 경기부양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해가 바뀌자마자 기준금리를 적격 인하했다. 상황에 따라 추가 인하도 시사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은행의 예ㆍ적금 금리를 떨어뜨린다. 이자 소득이 줄 수밖에 없다.


돈이 풀리면 물가가 오르는 게 정상이다.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소리다. 갈 곳 없는 돈이 안전자산(금)으로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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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변학자들은 올해 중국 경제가 약 6% 성장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지만 중국 아줌마는 충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중국 금 수요 증가는 중국 경제의 내밀한 곳을 투영하고 있다. 중국의 금 소비에는 미ㆍ중 갈등과 미ㆍ러 관계 등 불안한 국제 정세도 담겨 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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