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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준석과 갈등 푼 지하철 인사 尹 결심엔 '처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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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TMI_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여의도역 인사 계획 없었지만
처칠 영화 속 지하철行 일화로 결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1.6 [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1.6 [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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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지난 5일 윤석열 대선 캠프는 익일(6일) 일정을 정해 공지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화해의 조건’처럼 내건 ‘강북 지하철역 출근길 인사’는 없었다. 이를 확인한 이 대표는 자신의 제안이 거부 당한 것이라 여겼고 갈등 기류는 강해졌다. 지지율 급락에 위기감이 극에 달했던 그날(5일) 밤부터 윤 후보가 여의도역 앞에 나타난 6일 아침, 이준석 탄핵까지 거론된 6일 오후 의원총회와 전격 화해까지, 결정적 순간에 등장한 정치인이 있었는데 그는 다름 아닌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이었다.


다시 5일 밤. 귀가하던 윤 후보에게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이 전화를 건다. 통화 속에서 윤 후보는 지하철 일정을 잡지 않은 게 적절했는지 고민이 컸다고 토로했다. 중진 의원은 "적극적으로 생각해보시라, 화합의 길이다"라고 말했지만 윤 후보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하철역 인사 외 3개 요구를 ‘연습문제’라 표현하며 당내 반발 기류에 기름을 부었다. 이 대표의 주문을 이행하는 것은 또다른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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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이 흐른 6일 새벽, 중진 의원은 다시 윤 후보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 후보는 "밤새 한숨도 못자고 고민했습니다"라며 느닷없이 처칠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1940년 독일과 싸울 것이냐 타협할 것이냐를 두고 정치권이 두 쪽으로 갈라졌을 때 처칠 수상은 지하철로 향했다. ‘굴복하면 안 된다. 싸워야 한다’는 런던 시민의 의지를 확인한 그는 의사당으로 가 "비겁하게 굴복하면 망한다"는 연설을 통해 참전 동의를 얻어냈다는 이야기다(이 일화는 영화 다키스트아워에 소개됐다). 처칠 리더십을 장황하게 늘어놓던 윤 후보는 말했다. "지하철은 정치적으로 상징적인 곳 아닙니까. 가겠습니다. 가서 낮은 자세로 시민을 만나고 민심을 듣겠습니다."


윤 후보는 아무 준비도 없이, 언론에 알리지도 않은 채 여의도역 출구 앞에서 90도 인사를 시작했다. ‘윤석열이 여의도역에 나타났다’는 사진이 SNS에 퍼지면서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이어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한 윤 후보는 국회로 이동했다. 당시 국회에선 이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의원총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 대표 연설이 진행되던 도중 의총장에 도착한 윤 후보는 "모든 게 후보인 제 탓이다. 다 털고 다 잊자"고 말했다. 장기간 계속돼온 당 대표의 외도 그리고 일촉즉발 당 내분은 그렇게 극적으로 봉합됐다.


윤 후보는 다음날인 7일 다시 지하철에 올랐다. 이번엔 지옥철이라 불리는 김포골드라인과 9호선 급행 열차였다. 윤 후보와 고민의 시간을 함께 한 중진 의원은 "지하철이란 상징적 장소에서 진심을 보여줄 좋은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모든 걸 포용하겠다, 그런 이야기를 윤 후보가 하더라"며 "결국 그 결단이 봉합으로 연결된 것 아니겠나. 윤 후보는 자신이 낮아져야 해법에 다가갈 수 있다는 정치적 깨달음을 밤샘 고민 끝에 얻은 것"이라고 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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