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사진 왼쪽)이 9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고타야바 라자팍사 현 대통령의 형)과 회담 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출처:AP)

왕이 중국 외교부장(사진 왼쪽)이 9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고타야바 라자팍사 현 대통령의 형)과 회담 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출처: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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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중국 일대일로(중국과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따른 채무 과다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스리랑카가 중국 당국에 채무 재조정을 요구했다.


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자국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국가 부채 증가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난이 겹치며 재정난이 심각하다"며 중국 측에 채무 재조정을 요구했다.

스리랑카가 중국에 상환해야 할 채무는 국유기업 대출을 제외하고 33억8000만달러(약 4조원)로, 스리랑카의 전체 외채의 절반에 달한다.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 스리랑카의 외환보유고는 16억달러에 그친 가운데, 연내 상환해야 할 채무는 7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리랑카는 2005∼2015년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고타야바 라자팍사 현 대통령의 형) 집권 시기부터 친중국 노선을 펼쳐왔다.


이후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 중국으로부터 비용을 차입해 항구와 공항 건설, 도로망 등 대형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채무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불어났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급 악화와 원자재 확보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스리랑카 경제는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11월의 9.9%에서 12월 말까지 12.1%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식품 가격은 22% 이상으로 증가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외채 상환 불능 우려를 제기하며 지난달 중순 스리랑카의 국가신용등급을 CCC에서 CC로 1단계 하향 조정했다.


피치에 따르면 스리랑카가 상환해야 하는 정부 발행 채권은 이달 5억달러, 오는 7월 10억달러 규모다. 피치는 "스리랑카가 외채 부담으로 국가 부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 분석가인 랑가 칼란수리야는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한 더 큰 사업의 기회를 노리는 있다"며 "그들이 경제난에 처한 스리랑카에 채무재조정을 합의해 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의 일대일로가 상대국을 '채무의 늪'에 빠트린다는 서방의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번 요청에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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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프라카를 순방을 마친 왕이 부장은 이 같은 서방의 비난에 "채무의 함정이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 엉뚱한 조작"이라며 "채무의 함정은 아프리카의 성장을 바라지 않는 외부 세력이 만들어낸 '말의 함정'"이라고 반박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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