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술개발·글로벌 경쟁 발목 잡는 정부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 인터뷰
과거 '트럭 지게차' 관련 법령만 따지다 신사업 성장 가로막아
규제 우선 '포지티브 규제'로 새 미래 먹거리 만들 수 없어…'네거티브 규제'로 전환 시급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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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법에서 일일이 허락해야 신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소위 '포지티브(positive) 규제'에서 원칙적으로 규제가 없는 '네거티브(negative) 규제'로의 전환이 시급합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은 1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선 기업들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려고 해도 법에 저촉되는지부터 우려해 신산업이 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등 해외에선 사후에 문제가 발생하면 규제하는 시스템이라 기존에 없던 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 업종 간 벽을 허무는 산업 융합 흐름이 점점 가속화되는 만큼 우리도 일단 규제를 풀어 신산업 창출을 장려하고 사후 규제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 중소기업인 SM중공업이 개발한 '트럭 지게차'는 포지티브 방식의 국내 규제가 새로운 제품·서비스의 등장을 어떻게 가로막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앞은 트럭, 뒤는 지게차 형태의 트럭지게차를 놓고 당시엔 건설기계로 볼 지, 자동차로 볼 지 관계법령상 허가 기준이 불분명했고 이에 따라 정부 내에서도 어느 부처 소관인지가 명확치 않아 각 부처가 차일피일 승인을 미뤄 왔다. 결국 트럭지게차 제품 승인까지는 2년 이상이 걸렸고 그간 해외 바이어의 구입 문의가 끊기는 등 이 기업이 입은 손실액만 수십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실장은 "트럭지게차 논란은 네거티브 규제 기반이었다면 없었을 일"이라며 "법에선 하면 안되는 것만 명시하고, 나머지는 다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핀테크, 공유차량 서비스 등 플랫폼 기반의 신산업과 기존 전통산업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인데 정부가 플랫폼 규제 일변도로 갈등을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실장은 "신산업에 대해 기존 업권에 적용한 규제를 들이대는 건 완전히 축소 지향적인 방식"이라며 "새로운 플랫폼이 계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기존 업권에 대한 규제를 풀어 플랫폼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신산업에 전통산업의 규제를 적용하는 '플러스 규제'가 아니라, 반대로 전통산업에 대한 규제를 신산업 수준으로 완화하는 '마이너스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온라인 안경 판매, 공유차량 서비스, 빅테크의 온라인 금융상품 비교·추천 금지 등 국내 규제 현황을 살펴보면 대부분 플러스 규제에 해당한다. 공유차량 서비스 우버의 경우 현재 국내 시장에 우회로를 통해 재진출하긴 했지만 2013년 첫 진출 당시 택시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검찰은 우버를 불법 여객 운수 혐의로 기소했고, 국회는 우버 영업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아울러 기존 산업과 신산업의 갈등을 받아들이고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기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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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과 같은 규제 위주 방식으로는 한국에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나올 수 없고, 국경이 없는 시대에 결과적으로 아마존과 같은 해외 플랫폼 기업에 우리 시장을 내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신산업 등장에 따른 갈등을 인정, 수용하고 오히려 갈등 해결 구조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갈등 조정 기구는 참여자, 협의 방식에 따라 의사결정 수준이 결정되는데 지금까지는 정부, 여당 주도로 마련된 임시적인 회의체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유 실장은 "현재 신산업, 전통산업 간 갈등 해결 기구를 보면 이해당사자와 국회만 들어가는데 전문가 집단이 포함돼야 한다"며 "새로운 플랫폼 규제 보다는 갈등을 인정,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규제를 걷어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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