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화장을 덧칠한 공매도 공약과 동학개미 표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본관 앞에서 열린 '2022 증시대동제'에 참석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임인년 첫 거래일, 여야 대선후보가 나란히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을 찾았다. 주요 정치인이 정초부터 거래소 행사를 찾는 경우는 드물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풀린 유동성이 주식투자 열풍으로 이어지면서 세력이 커진 동학개미의 표심을 공략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여야 후보들도 앞다퉈 자본시장 공약을 내놓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인 '공매도 제도 개선'을 한 목소리로 약속했다. 자본시장 불공정 해소를 전면에 내세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외국인과 개인투자자간 공매도 차입 기간 차별을 금지하겠다"고 했다. 공매도는 빌린 주식을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되사들여 갚아 차익을 갖는 투자기법이다. 이 후보는 "개인은 90일 안에 (빌린 주식을) 상환해야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은 제한이 없어 수익이 날 때까지 무기한 버티기가 가능하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공매도 서킷브레이크'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주가 하락이 과도한 종목은 자동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두 공약 모두 그럴싸해 보인다. 하지만 기존에 있는 제도에 화장을 덧칠한 수준이다. 우선 이 후보의 공매도 차입기간 차별금지의 경우 정부는 지난 9월 개인투자자의 주식 차입기간을 60일에서 90일로 확대하면서 만기가 다가오면 추가적으로 만기 연장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개인투자자도 사실상 기간 제한없이 공매도 주식 차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윤 후보의 공매도 공약 마찬가지다. 현재도 공매도가 집중돼 주가가 급락하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돼 다음날 공매도 거래가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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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과 관련한 다른 공약들도 구체성이 떨어지고, 선언적 약속에 그쳤다. 정치는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 위한 통치행위다. 알맹이가 없거나 실현 가능성이 부족한 공약은 물론, 눈속임 공약도 걸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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