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 원자재 수급(資源需給), 남북한의 상반된 고민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산업에 필요한 원자재를 제 때에 확보하지 못하면 국가적 문제로 비화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발생한 요소수다. 요소수 이외에도 중국 의존도가 심한 품목은 언제든지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국내 연구기관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의존도가 심한 품목은 604개며 이중 상당수가 광물자원에 속한다고 한다. 중국 의존도가 심한 광물에는 리튬, 마그네슘, 실리콘, 희토류 등이 포함돼 있다. 리튬은 화학 및 2차전지 등에 사용되며 마그네슘 광물은 철강, 마래차, 항공산업에 사용되고 있다. 또한 실리콘 광물은 반도체 원료로, 희토류는 화학, 전기차, 풍력발전 등 IT 및 친환경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원료다.
이같이 광물은 전통산업은 물론 4차산업의 필수소재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성이 높으면 그만큼 공급 위험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4차산업 원료광물은 매장지역의 편재성과 환경적 제약 탓에 일부 국가의 공급 독점성이 특히 높다. 예를 들면 희토류는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80%를 상회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에도 희토류가 있지만 희토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로 인해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로 인해 자원을 가지고 있는 국가의 정책 변화에 따라 공급 불안정성도 커진다. 따라서 수입 의존율이 높은 우리으로서는 공급 안정화 대책 마련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북한에는 이러한 산업 소재광물이 많이 있다. 특히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요소수의 원료인 암모니아(요소)가 북한에서 생산되고 있다. 북한에는 석탄(갈탄)에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공장인 2.8비날론(함경남도 함흥), 7.7연합기업(함경북도 경흥), 흥남비료(함경남도 함흥) 등이 있다. 이들 공장의 암모니아 생산능력은 연간 68만7000t이다.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차량용 요소는 연간 8만t으로 보도되고 있다. 북한에서 요소 생산능력의 7%만 남한으로 공급해도 차량용 요소수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중국의 공급 위협 속에 노출돼 있는 다른 원자재도 북한에서 확보할 수 있다. 먼저 마그네슘 원료인 마그네사이트는 북한이 세계 1위 매장 국가로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중국보다도 많이 있다. 또한 실리콘의 원료인 규사(규석)광물도 북한에 많이 있으며 희토류는 약 2000만t으로 세계 4위에 해당하는 매장량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원자재 공급 안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반대로 북한은 UN제재로 인해 세계시장에 수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이 광물 가격이 급등하는 시기에 수출 중단으로 입은 북한의 손해는 너무나 크다. UN제재 이전년도인 2016년 북한의 지하자원 수출액은 14억4000만달러였으나, UN제재 이후인 2017년에는 6억4000만달러, 2018년에는 4700만달러, 2019년에는 3300만달러, 2020년에는 1700만달러로 급감했다. UN제재 이후 4년간 50억달러 이상의 수출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수출이 가장 많은 석탄의 경우 국제가격 상승으로 입은 피해액만도 연간 11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UN제재를 풀 생각이 없어 보인다.
북한과 미국이 조금씩 양보해 북한 주민의 삶도 살폈으면 한다. 인권은 ‘주민 삶의 질’에도 적용되는 보편적인 인류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서로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묘책을 찾았으면 한다, 그리고 남북한의 원자재 고민도 해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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