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우리·기업은행 지배구조 등급 'B'
비재무적 리스크로 주주가치 훼손 여지
주요 보험·증권사 등 23곳도 이름 올려
ESG 핵심 지배구조 개선 노력 저조해
내부통제·경영투명성 등 여전히 '발목'

금융사 ESG 열풍의 그림자…지배구조(G) 개선, 어디로 갔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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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송승섭 기자]주요 금융사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에도 ‘G’ 부문 성적이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나 ‘S’처럼 드러내기 쉬운 일만 할 게 아니라 이사회의 투명성과 다양성을 높이고 철저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금융사를 향해 꾸준히 제기되는 경영 시스템과 관련한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진정한 ESG 경영은 요원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1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지배구조 항목에서 올해 B등급을 받은 기업이 속출했다. B등급은 ‘보통’으로 분류되지만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있는 단계다. 지배구조를 포함해 지속가능 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높은 등급을 받은 지주사와 달리 비교적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5대 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B등급에 그쳤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B+에서 한 단계 내려갔다. 지난해 B+였던 IBK기업은행도 올해 B등급으로 떨어졌다.


특히 B등급에는 주요 보험사와 증권사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흥국화재, 흥국·AIA·ABL·KDB생명과 신한·DB금융투자·유진·미래에셋·키움·이베스트투자증권 등 23개 금융사가 B등급을 받았다. 이밖에도 유화·부국·한양증권 등 8개사는 C등급을, 상상인증권, 큐캐피탈, 리더스기술투자, 메이슨캐피탈 등 4개사가 최하위인 D등급을 받았다.

KCGS는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을 유도하고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매년 ESG 등급을 공표한다. 등급은 S부터 A+, A, B+, B, C, D까지 총 7개로 나눠 매긴다. 원래 상장사만 평가하지만 금융사의 경우 비상장 업체여도 지배구조만 따로 떼 내어 평가받는다. 상장사의 지배구조 평가요소는 주주권리보호와 이사회, 감사기구, 정보공개다. 금융사는 여기에 최고경영자, 보수, 위험관리, 내부통제 항목을 추가로 심사받는다.


부실한 내부통제가 '발목', 이사회 유리천장·불투명성도 여전
금융사 ESG 열풍의 그림자…지배구조(G) 개선, 어디로 갔나(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주요 금융사들의 ESG 경영 현황을 평가할 때 특별히 주목하는 요소는 내부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다. 다른 기업과 달리 금융사의 경우 내부통제 기능이 부실하거나 오작동하면 금융소비자들에게서 끌어모은 자본이 직접적으로 훼손되고 금융산업의 신뢰 자체가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라임ㆍ디스커버리 등 부실 사모펀드 사태로 논란을 일으킨 하나은행·우리은행·IBK기업은행 등이 지배구조 부문에서 B등급을 받는 데 그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앞서 법원이 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은행장 중징계를 둘러싼 재판에서 은행의 내부통제 문제를 질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당시 재판부는 "금융규제의 완화는 내부통제의 강화를 통한 규제의 민영화 또는 규제의 내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금융회사의 내부통제는 외부적 규제의 완화 정도와 비례해서 강화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국내 금융기관에 내부통제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금융기관이 예금자 등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도외시한 채 그 실적만을 좇거나 경영진이 그 욕망에 따른 의사결정을 하는데도 그 탐욕에 제동을 걸어 줄 수 있는 실효적인 자율적 내부통제수단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지배구조 선진화의 또 다른 측정 잣대인 여성의 경영참여 또한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임원 117명 중 여성은 8명(6.83%)에 불과했다. 총 33명의 등기임원 중 여성은 2명에 그쳤고 84명의 미등기임원 가운데 여성은 6명 뿐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등 금융기관의 경우 다른 업권에 비해 훨씬 더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경영구조를 필요로 하는데 실제로는 매우 보수적인 조직문화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면서 "여성의 약진을 가로막는 ‘유리천장’ 또한 다른 어떤 업권보다 강고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투명한 이사회 운영 역시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조차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할 때 이사별 제시 안건, 찬성 유무, 발언 내용 등을 모두 비공개하는 것이 이 같은 문화의 한 단면이라는 지적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사 사내이사ㆍ사외이사는 안건만 내면 99% 통과시키는 식의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연임 여부가 달려있으니 은행의 의사에 맞춰 반대 의견없이 동의가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또 "금융기관의 사고가 최근까지 발생하고 있음을 보면 윤리경영을 위한 내부통제 기준도 더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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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5대 금융지주는 올해 개별 ESG 항목과 종합 평가에서 모두 A 이상의 등급을 받았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전 부문에서 A+등급을 차지했다. 케이뱅크, SC제일은행, KB국민카드, 현대캐피탈 등은 개별 지배구조 등급에서 A+를 기록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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