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병원' 세우다 메르스·사드 사태… 임대료 체납 병원장 사기 무죄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사업이 안정되면 갚겠다"는 거짓말로 2억여원의 임대료를 체납한 혐의(사기)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외국인 전문 병원' 등 사업을 확장하려다 메르스·사드 사태가 연달아 터져 예기치 못한 경영난을 겪었을 뿐, 처음부터 피해자들을 속이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이광열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병원장 A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A씨는 2016년 서울 강남구에서 성형외과 병원을 운영하던 중 임대료를 2회 이상 밀려 임대차 계약이 해지될 상황에 몰리자 "단기적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지만, 사업을 확장해 중국에 진출하려 한다. 사업이 안정돼 자금이 들어올 예정이니 납부일을 늦춰 주면 다 갚겠다"며 임대인들을 속이고, 계속 갚지 않아 약 2억3000만원의 재산상 이익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그가 당초부터 납부 기간을 연장받더라도 임대료를 지급할 의사 또는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현행 형법상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한다. 여기서 기망이란 남을 속이는 행위를 뜻한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속인 것이라고 보기에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실제로 A씨는 외국인 환자 유치를 목적으로 병원을 세워 중국 투자자로부터 4억여원의 투자도 받았지만, 2016년 메르스 유행으로 외국인 입국이 막혀 개원 초 적자가 난 점이 재판 과정에서 확인됐다. 여기에 A씨가 중국의 한 병원과 협약을 체결해 현지에 합작병원 설립을 추진한 일마저 2017년 사드 사태로 무산된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같은 이유로 병원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연체 차임을 지급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 등만으로는 A씨가 피해자들을 기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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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검찰은 이 같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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