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노사 진실게임…"화재훈련, 지난주 처음" vs "매년 정기적"
"물류센터 각 층·동별로 총 20분간 훈련"
"평소 화재경보기 오작동 잦아" 주장도
노사 간 입장차 좁히기 쉽지 않은 상황
현직 직원 "'인격 존중'이 가장 기본 돼야"
"덕평물류센터 화재사고가 터진 후 우리도 처음으로 화재대피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모든 작업을 멈추고 20분을 화재훈련에 할애한 건 쿠팡으로선 대단한 일이죠."
쿠팡의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원인규명을 위한 합동감식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고와 관련한 쿠팡 직원들과 사측의 진실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쿠팡은 소방훈련을 연간 1, 2회 정기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물류센터 화재 사고 이후에서야 처음으로 화재대피훈련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도권의 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1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는 계약직 직원 A씨는 30일 "지난주에 처음으로 각 층·동별로 화재대피훈련을 실시했다"며 "훈련에는 총 20분 정도가 걸렸다"고 설명했다. 평소 빠른 배송을 위해 직원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물류 작업이 24시간 가동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란 얘기다. A씨는 "1년 넘게 근무했지만 그동안 화재대응훈련은 없었다"며 "입사할 때 안전교육을 하지만 대피 장소를 따로 안내받진 못했다"고도 했다.
물류센터 화재는 대형 재난으로 이어지기 쉬운 만큼 평소 화재 예방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는 "평소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경보음이 울리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라며 "많은 상품을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통로 등에도 공간이 생겼다 싶으면 무리하게 입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쿠팡 관계자는 "매년 1, 2회 화재대피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며 "정기적인 비상대피훈련 덕에 덕평 화재 때도 근무자 248명 전원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5분 만에 대피할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쿠팡 측은 지난해 덕평물류센터에서 온라인·비대면 방식으로 화재 안전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정부가 집합교육을 자제하도록 권고함에 따라 동영상 교육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쿠팡의 전현직 직원들과 노조는 화재사고 이후 회사에 대한 여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물류센터 직원은 "작업할 때 속도가 느려지거나 피킹(출고) 시 할당을 받지 않으면 원바코드(전화번호)로 불린다"며 ‘인격침해’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도 쿠팡은 "직원들을 부를 때 ‘OOO 사원님’이라고 호칭한다"며 반박하고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고유가 지원금 받아도 1인당 30만원 또 준다…18일...
노사 간 여러 가지 사안에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쿠팡의 상황으로 볼 때 이러한 문제들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쿠팡의 한 물류센터 직원은 "나에게 쿠팡은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이자 소중한 일자리"라며 "회사가 비난받고 망해가길 원하는 직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제기되는 문제의 상당 부분이 ‘인격’에 관한 것이고, 인격 존중이 가장 기본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회사가 문제점을 받아들이고, 직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주는 변화를 원한다는 것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