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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안 맞은 사람이 마스크 벗으면?"…'야외 노마스크' 추진에, 시민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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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자, 7월부터 실외에서 '노마스크'
"경각심 흐트러져" 불안한 시민들
성인 80% 접종한 英, 노마스크 시행 후 확진자 1만명
전문가 "마스크 벗는 것 시기상조"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휴일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휴일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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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코로나19 백신 1차 이상 접종자에 대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기로 한 것을 두고 우려를 나타내는 반응이 적지 않다.


마스크를 벗어도 될 만큼 접종 완료자 비율이 높지 않은데다, 방역 관리·감독에 어려움이 생기는 등 혼란을 초래할 것이란 지적이다. 전문가 역시 현재 상황에서 마스크를 벗도록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20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수도권에서는 새 거리두기 2단계, 그 외 지역에서는 1단계 방역 조치가 각각 적용된다.


수도권에서는 현재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된 식당·카페의 매장 내 영업시간이 밤 12시로 2시간 더 늘어난다. 또 수개월째 영업이 금지된 수도권 유흥시설과 홀덤펍도 다시 문을 열 수 있다.


5인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도 완화돼 14일까지 2주간은 6명, 그 이후로는 8명까지 모임이 허용된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인원 제한 기준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사적모임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비수도권의 경우 마스크 착용, 출입명부 작성 등 기본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모임 규모에 상관없이 만남이 허용된다.


정부는 이날 개편안과 별개로 백신 접종 인센티브 시행 계획도 밝혔는데, 이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는 백신 1차 접종자와 예방접종 완료자 모두 공원, 등산로 등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다수가 모이는 집회나 행사에서는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한다.


사적 모임이 8명까지 가능해진 지난 18일 광주 북구청 인근 식당에서 8명이 모여 음료수로 건배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사적 모임이 8명까지 가능해진 지난 18일 광주 북구청 인근 식당에서 8명이 모여 음료수로 건배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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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두고 시민들 사이에선 우려를 나타내는 반응이 많다.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고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더라도,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규정은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직장인 서모(29)씨는 "야외라 하더라도 마스크를 벗는건 아직은 빠르다고 본다. 마스크를 벗은 사람이 있으면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도 마스크를 벗고 싶어지고, 그러다 보면 방역에 대한 경각심도 흐려질 것"이라며 "백신을 안 맞은 사람이 마스크를 벗으면 어떻게 확인할 건가. 그때마다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고 사람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게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도 "천천히 방역 규제를 완화해도 되는데 왜이렇게 서두르는지 모르겠다", "접종은 마쳤지만, 마스크를 벗기엔 불안하다", "백신 맞고도 감염되는 사례가 있는데 너무 위험한 것 아닌가" 등 불안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노마스크의 위험성은 앞서 이를 먼저 시행한 영국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성인의 80%가량이 1차례 백신 접종을 마치고, 2차 접종까지 끝낸 이들이 60%를 넘어선 영국은 지난달 봉쇄 규제를 완화하고 마스크 착용 권고도 해제했다.


그러나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격히 퍼지면서 최근 신규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서는 등 지난 2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영국 정부는 결국 오늘(21일) 예정됐던 봉쇄 해제 계획을 한 달 뒤로 연기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국민의 29%가 1차 접종을 마쳤으며,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비율은 10%가 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노마스크 시행으로 인해 자칫 대유행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경성의원에서 시민들이 얀센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경성의원에서 시민들이 얀센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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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우려에 대해 정부는 영국 사례는 국내 상황과 연관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0일 브리핑에서 "영국은 충분하게 예방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엄격한 봉쇄 조치를 해제한 이후에 방역 긴장도가 지나치게 완화돼 코로나19가 재확산됐다"라며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국민 여러분들이 방역수칙을 잘 따라주시고 다중이용시설에서 방역수칙이 잘 지켜졌다"라며 "이번 완화 조치는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조치는 성급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를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를 나눠서 벗게 하기는 어렵다"라며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결국 마스크를 다 벗게 될 것이고, 확진자가 많아지고 큰 유행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마스크를 벗었을 때 발생할 여러 가지 변수가 나타날 수 있다. 변이 바이러스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아직 안전하다는 확실한 근거가 부족하다"라며 "1차 접종자는 크게 늘고 있지만, 2차까지 완료한 사람은 아직 전 국민의 10%도 되지 않는다. 마스크를 벗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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