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기자는 최근 미국 뉴저지주의 주도 트렌턴에서 미국 교량의 노후화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 지를 실감했다.


주 의회 의사당 앞 델라웨어강(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델라웨어주까지 흐르는 강이다)을 가로지르는 도로는 차량 두 대가 동시에 지나기도 어려워 보였다. 교량 바닥도 아스팔트가 아니라 흐르는 강물이 보이는 철제였다. 다리를 건너는 동안 차는 심하게 덜덜거렸고 핸들을 잡은 손에는 힘이 들어갔다. 다리를 다 건넌 후에는 안도의 한숨이 날 정도였다.

미국 사회간접자본의 문제는 상상 이상이다. 세계 최고 선진국이라는 미국은 사회기반 시설의 노후화라는 심각한 '암'을 앓고 있다. 직접 겪어 보지 않으면 '이곳이 미국이 맞는가'라는 생각을 할 정도다.


대표적인 앞서 예를 든 교량이다. 미국은 호수와 강이 많다. 호수와 강을 가로지르는 도로마다 놓인 교량은 통행의 위험이 느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국 고속도로와 지방도로 곳곳에 파인 구멍은 미국 도로망의 수준을 보여준다. 도로에 파인 구멍을 메우는 것도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다는 게 현지인들의 '고정관념'이다.


항만, 철도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이 즐겨 애용했던 '엠트랙' 철도는 초고속 열차에 익숙한 한국 승객이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됐다. 국가 물류의 기간인 항만도 투자 부족으로 화물을 제때 처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빗발친다.


통신 상황이라고 다르지 않다.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의 5세대(5G) 통신 속도는 한숨이 날 정도다. 한국의 3G 정도 속도로 느껴진다. 미국 농촌은 여전히 휴대전화 통화는 물론 초고속 인터넷의 혜택을 볼 수 없는 곳이 다반사다.


과거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통해 세계 초일류 국가로 부상한 미국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간접자본 투자 부족은 턱밑까지 추격해오는 중국에 비해 초라해 보일 정도다.


제조업이 몰락한 지역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몰락한 제조업 지대를 뜻하는 '러스트 벨트' 슬럼가의 모습은 기자가 아프리카 빈국에서 목격한 장면 그 이상이었다.


미국 인프라의 문제는 토목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코로나19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미국의 보건 의료 정책이 붕괴 일보 직전이었던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치솟은 공립대학 등록금은 청년층을 빈곤으로 내몰았다.


미국은 50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발생한 후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시도에 나섰다. 누구도 이런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앞장서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직후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약속한 것이 이례적이었던 이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도했던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는 이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3조달러에 이른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회간접자본 투자 계획은 공화당 의원들도 무조건 반대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지역구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그들도 안다. 이번엔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는 미국의 긴 '동면'을 깨웠다. 인프라 투자는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게 된다. 중국과의 경쟁을 거론하는 미국은 전의를 다지고 있다. 미국은 초일류 국가 지위를 놓을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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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누구와 같이 갈 것 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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