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운동화가 아닙니다" 재테크에 빠진 MZ세대, 혹시 당신도?
스니커테크, 아트테크···2030 눈길 끄는 각종 재테크
특히 리셀 시장 활황···운동화 되팔아 몇 배 수익 올려
전문가 "자본주의 논리 체화된 청년층, 적극적으로 이익 추구"
[아시아경제 이주미 기자] 20·30 사이에서 재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주식, 비트코인 같은 널리 알려진 투자 방법 뿐 아니라 스니커테크 등 새로운 재테크를 통해 자산을 늘리고 있다. 특히 청년층은 리셀(resell·되팔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리셀테크 문화의 중심에 서있다.
리셀테크는 리셀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희소성 있는 '한정판' 상품을 구매한 뒤 웃돈을 얹어 비싸게 되팔아 이익을 얻는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명품 가방, 시계, 한정판 스니커즈가 있다. '샤테크'(샤넬+재테크), '롤테크'(롤렉스+재테크),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와 같은 신조어들은 리셀테크의 활발한 인기를 보여주는 단어이자 일종의 사회 현상이다.
스니커테크는 이 중 특히 접근성이 높아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재테크다. 운동화는 명품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또 일상생활에서 필수로 이용하는 제품이기에 친숙도가 높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국내 대표적인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아웃오브스탁'의 안동현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20, 30대가 주로 이용 고객"이며 "신발은 항상 신고 다니기 때문에 접근하기 쉬운 소재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신발을 통한 재테크에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는 것 같다"고 귀띔한 바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지난 24일 오프라인 공간 '브그즈트 랩'을 오픈했다. 스니커테크 열풍으로 인해 한정판 운동화를 판매하는 오프라인 점포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스니커테크는 선착순 구매나 응모를 통해 인기 브랜드의 한정판 스니커즈를 출시가에 구매한 뒤 웃돈을 얹어 되팔아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지난해 5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추첨으로 판매했던 약 13만원 짜리 한정판 스니커즈는 평균 190~220만 원선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대학원생 안진형(28)씨는 지난 1월 11만 9000원에 구매했던 유명 브랜드의 스니커즈를 39만원에 되팔았다. 약 27만 원의 차익을 얻은 셈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스니커테크를 시작했다는 그는 "용돈벌이로 꽤 쏠쏠하다"며 "당첨된 운동화가 내 취향이 아니더라도 '한정판 프리미엄'이 붙으면 가격이 엄청 뛰기 때문에 응모를 자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운동화를 좋아했지만, 전에는 구할 수 있는 선에서 디자인만 고려해 구매했었다"며 "하지만, 이렇게 몇 배의 수익을 얻게 되면서 모든 응모 정보를 찾아서 참여한다"고 했다.
청년층이 즐겨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스니커테크의 열풍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20대와 30대의 이용률이 특히 높았던 '인스타그램'에 '리셀'을 검색하면 다양한 스니커즈 게시물을 발견할 수 있다. 한 누리꾼은 운동화 세 켤레의 사진과 함께 "좋은 가격에 잘 입찰해서 다행히 가져온 후에 가격이 올랐다. 잘 김장해놨다가 분양해야지"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아트테크'도 최근 청년층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재테크다. 아트테크는 미술(아트·art)과 재테크를 결합한 신조어다. 제품 하나를 온전히 소유한 뒤 되팔아 이익을 얻는 리셀 방식과는 달리, 아트테크는 다른 사람들과 공동 소유하는 방식이다. 작품 전체가 아닌 일부 조각 상태로 소액부터 분할 소유하는 개념이다. 덕분에 투자자는 거액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작품 소장의 경험을 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추후 작품을 매각할 때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아트테크는 코로나19 시대에서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며 2030세대의 눈길을 끌었다. 오프라인 미술시장은 코로나로 인해 위축됐지만, 온라인 경매 시장은 비대면으로 거래가 가능해 코로나19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 또한 온라인 경매 시장은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아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인기의 요인이다.
상황을 종합하면 다양한 종류, 작가, 가격대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미술품에 대한 청년층의 벽이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청년층의 거래는 활발한 편이다. 지난해 3월 글로벌 금융기업 UBS가 발표한 글로벌 아트마켓 보고서 2020(Global Art Market Report 2020)에 따르면 청년층의 92%가 미술품을 구매할 때 온라인을 활용한다. 온라인 환경에 친숙한 2030세대와 코로나19로 인한 미술품 온라인 시장의 활성화가 맞물리면서 젊은 층이 아트테크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빅데이터 기반의 키워드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아트테크'를 검색한 연령대는 20대(37.6%)와 30대(30.5%)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아트테크에 관심을 갖고 검색한 10명 중 7명꼴이 청년층인 셈이다.
전문가는 이런 다양한 재테크 열풍이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는 새로운 소비자, 자본주의 논리'가 체화된 청년 세대의 특성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 트렌드 분석 전문가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제시한 '자본주의 키즈' 개념을 인용하며 "20대와 30대는 자본주의가 성숙한 가운데에서 성장했다. 이들은 부를 추구한다는 것을 정당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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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이익을 취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특히 리셀 시장에서 청년층의 거래가 활발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에 익숙한 청년층이 온라인의 각종 정보를 이용해 다양한 재테크에 뛰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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