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자료 사진.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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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임명된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1억대 빚을 내 해외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위 공직자로서 불법과 탈법은 없다지만 적절한 처신인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나 26일 8명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용 1차관은 연구개발정책실장에서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하는 1차관으로 승진 임용됐습니다. 부처내 서열 1위인 기획조정실장을 제쳤다는 점에서 '파격'이 가미된 인사였습니다. 청와대는 "과학기술정책 및 연구개발 혁신을 선도해 온 전문가"라며 "기획력과 업무추진력 및 원활한 소통능력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환경 조성, 탄소중립 연구개발 및 우주분야 기술개발 등을 통해 국가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용 차관은 한양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기술고시로 정계에 입문해 쭉 과학기술정책 분야에서 일해온 정통 관료 출신입니다.

그런데 마침 전날 정부의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가 있었기에 용 차관의 재산 내역을 살펴 보다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총 규모로는 9억6078만원에 그쳐 평균 30억원대인 과기정통부ㆍ산하기관 고위 공직자들에 비해서도 크게 적었습니다. 이 정도면 용 차관이 평소 자기 관리를 잘해 온 관료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논란이 3기 신도시에 토지도 없었고, 세종시에 '특공'(특별공급) 받은 아파트도 없었습니다.


문제는 그가 지난해부터 불고 있는 해외 주식 투자 붐에 빚까지 내면서 투자했다는 것입니다. 용 차관은 지난해 총 1억462만8000원의 해외 주식을 새로 매수했는데, 무려 19개 종목이나 됩니다. 개별 상장사의 주식을 산 게 아니라 ETF(상장지수펀드) 즉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 19곳에 돈을 조금씩 투자했더군요.

뿐만 아니라 용 차관의 배우자, 장남도 각각 5147만6000원, 2647만7000원 어치의 해외주식을 신규 매수했습니다. 배우자는 10개 종목을 샀는데, 존슨앤드존슨, 아레스캐피탈 외에는 모두 ETF였습니다. 장남도 ETF 5개 종목과 보잉, 카니발, 애플 등 여러 종목에 각각 소액을 투자했습니다.


용 차관의 주식 투자 자금의 출처는 어디일까요? 일단 예금을 깬 것은 아닙니다. 그의 가족들의 예금액수는 모두 조금씩 늘어 전년도 2억392만3000원에서 2억4006만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부동산 등 다른 재산들도 대부분 전년과 동일합니다. 그런데 채무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전년도 5280만원에서 1억8627만1000원으로 1억3300여만원이 급증했습니다. 용 차관 본인 명의로 농협은행(1억원), 공무원연금공단(1249만9000원), 삼성화재(추가 4780만원)을 신규 대출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을 종합해 볼 때 용 차관은 해외 주식 투자 붐이 한창인 지난해 은행으로부터 빚을 내 해외 주식에 투자를 집중적으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1963년생으로 정년 퇴직을 코 앞에 둔 용 차관 입장에서 노후 보장을 위해 합법적인 재테크를 하는 것을 두고 뭐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혹독한 청와대 인사 검증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아 불법적이거나 문제가 될 만한 일은 없었겠죠. 아마 자신의 차관 승진도 예상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은행에 빚을 내가면서 주식, 그것도 해외 주식에 거액을 투자한 사람이 국정의 중요 부분을 책임지는 고위 공직자라면 좀 다시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요?


아시다시피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게 되면 정말로 주식에 영혼이 끌려 들어가 버릴 수 있습니다. 여유 자산을 갖고 시작해도 하루 종일 주식앱을 클릭하게 되는 게 인지상정인데, 하물며 거액의 빚을 내 시작한 해외 주식 투자입니다. 아무리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인한 초저금리 상황에다 국내, 해외 증시 모두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빚까지 내서 투자했다가 ‘패가망신’ 당할 확률은 지금도 높습니다.


게다가 ETF는 해외 주식 시장의 흐름에 수익률이 민감하기 때문에 새벽부터 해외 사이트에 들어가 뉴스를 검색해야 하는 등 신경을 써야 됩니다. 이로 인해 대낮에 책상에 앉아 꾸벅 꾸벅 조는 직장인들 요즘 참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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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나 그를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이나 정통기술 관료인 용 차관에게 기대하는 것이 그런 모습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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