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표결

'한명숙 모해위증 의혹' 사건 재심의를 위한 대검부장·고검장 회의가 열린 1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고검장이 탄 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이번 회의 소집은 지난 17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따른 것으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관련한 모해위증 의혹 혐의 유무와 기소 여부를 재심의하게 된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한명숙 모해위증 의혹' 사건 재심의를 위한 대검부장·고검장 회의가 열린 1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고검장이 탄 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이번 회의 소집은 지난 17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따른 것으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관련한 모해위증 의혹 혐의 유무와 기소 여부를 재심의하게 된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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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박범계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에 따라 19일 열린 대검 부장회의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의 모해위증 혐의를 받는 증인 김모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11시간여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이뤄진 표결에서는 회의에 참석한 14명의 고검장 및 대검 부장(검사장) 중 10명이 불기소 의견을 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5분부터 시작된 대검 부장회의는 오후 11시32분 종료됐다. 중간에 식사 시간을 제외한 회의 시간만 11시간여에 달한다.


오전에 기록 검토를 마친 고검장 및 대검 부장들은 오후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박 장관의 수사지휘에 따라 주임검사로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허정수 감찰3과장, 주임검사 배당 전까지 사건 처리를 주도한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등이 각자의 입장을 발표했고 이들을 상대로 한 참석자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엄희준 창원지검 형사3부장 등 당시 수사팀 검사들도 참석해 모해위증교사가 없었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를 마친 뒤 진행된 표결에는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조상철 서울고검장 ▲오인서 수원고검장 ▲강남일 대전고검장 ▲장영수 대구고검장 ▲박성진 부산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등 일선 고검장 6명, △조종태 기획조정부장 △신성식 반부패강력부장 △이정현 공공수사부장 △이종근 형사부장 △고경순 공판송무부장 △이철희 과학수사부장 △한동수 감찰부장 등 7명의 대검 부장까지14명 전원이 참여했다.


이 중 10명이 불기소 의견을, 2명이 기소 의견을 냈고, 나머지 2명은 기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직무대행은 이 같은 회의 결과를 토대로 기소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 참석자의 압도적 다수가 불기소 의견을 낸 만큼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22일 전에 불기소로 최종 의견을 정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17일 수사지휘를 통해 대검 부장회의를 개최해 김씨의 모해위증 혐의 유무와 기소 가능성을 심의하도록 지시했다.


비록 박 장관의 수사지휘가 '기소하라'는 직접적인 지시는 아니었지만, "사건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자의적 사건배당과 비합리적 의사결정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 이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수사지휘 배경을 밝혔고,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증언까지 포괄일죄의 법리를 적용해 논의하라고 한 만큼 사실상 기소하라는 취지의 수사지휘였다고 볼 수 있다.


대검 부장 대부분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당시 임명된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돼 대검 부장회의가 열릴 경우 박 장관의 의중에 따른 결론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조 직무대행이 '대검 부장회의는 검찰총장, 대검찰청 차장검사, 대검찰청 부장으로 구성한다. 다만, 검찰총장은 사안에 따라 대검찰청 부장 중 일부만 참석하게 하거나, 고등검찰청 검사장, 지방검찰청 검사장 또는 대검찰청 사무국장 등을 참석하게 하여 대검 부장회의를 구성할 수 있다'고 규정한 대검 예규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 제5조 2항을 근거로 6명의 고검장을 회의에 참석하게 하고, 박 장관이 이를 수용하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막상 표결에서는 기소 의견을 냈을 가능성이 큰 한 감찰부장 외에 1명의 참석자만 기소 의견을 냈을 뿐 회의에 참석한 고검장과 대검 부장 대다수가 김씨의 기소에 부정적 의견을 내며 큰 표차로 결과가 갈렸다.


조 직무대행은 일선 고검장을 회의에 참석시킨 배경에 대해 "대검 부장들만의 회의로는 공정성을 담보하기 부족하다는 검찰 내·외부의 우려가 있고 사안과 법리가 복잡하고 기록이 방대하므로, 사건 처리 경험과 식견이 풍부하고 검찰내 집단 지성을 대표하는 일선 고검장들을 대검 부장회의에 참여하도록 해 공정성을 제고하고 심의의 완숙도를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장관의 첫 번째 수사지휘가 사실상 불발됨에 따라 법무부와 검찰의 긴장관계는 한층 더 심화될 전망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후임 총장이 임명되면 박 장관이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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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총리 재판 증인의 모해위증 및 모해위증 교사 의혹은 2011년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는 진술을 법정에서 번복하자, 수사팀이 한 전 대표와 함께 수감돼 있던 김씨 등 재소자들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이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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