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접촉 외면 후 "발편잠 설칠 일거리 만들지 말라"
김여정 대북 강경 발언
바이든 정부 출범 후 북측 첫 공식 입장
미 전문가들, 예상보다 수위 낮아 평가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16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직접 겨냥해 위협한 데 대해 미국 언론들과 전문가들도 주목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화 제안을 뿌리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향후 북미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우려한 것보다는 수위가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김 부부장이 미국에 보낸 경고는 담화의 마지막에 담겨 있었다. 김 부부장은 "4년 동안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고 미 측을 압박했다. 이 대목에 대해 미 측에서는 미국의 새벽 시간에 미사일 발사 도발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했다.
◇침묵 깬 北, 미사일 발사 예고?=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북한이 최고위급에서 미국에 직접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점도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1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전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새로운 조미(미북)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데 있다.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미국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 왔다. CNN 방송도 백악관이 북한이 접촉 시도에 응하지 않았으며 외교가 최우선이라고 언급한 후 이 같은 성명이 나왔음을 주시했다.
미 측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물밑에서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은 이를 외면해 왔다. 이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김 부부장의 담화가 나오기 전 북한과의 접촉에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외교가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사키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접촉을 시도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는 보도에 대해 "우리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많은 일련의 (북미) 채널을 분명히 가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당국자들은 지난달 중순 이후 뉴욕(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을 포함한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과 접촉 시도를 했음을 시인했다.
사키 대변인은 "미국이 여러 차례 관여를 시도했지만, 북한과 적극적 대화 없이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외교는 계속 최우선 순위로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수위 낮다" 견해도=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앤서니 루지에로 선임 연구원은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북한이 현상 유지를 위해 경고를 보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드레아 마히일레스큐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 연구원은 "김 부부장의 발언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미사일 실험 중단을 이어갈 것임을 예고한 것 같다"면서 "북한은 아마도 바이든 정부 내내 조용히 핵개발을 지속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성명이 우려보다는 수위가 높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안킷 판다 미 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악역을 맡아왔던 김 부부장의 발언치고는 수위가 낮다면서 조심스럽게 경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이번 주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이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카토연구소의 에릭 고메즈 국장은 미국보다는 남측에 대한 경고에 무게를 뒀다. 고메즈 국장은 "남북 군사합의 파기 경고는 남북 관계 개선의 시작점이 파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고유가 지원금 받아도 1인당 30만원 또 준다…18일...
한편 미 국무부는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은 아시아 경제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