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운영한 SNS서 가족 애정 과시
생후 2주 아들 살인한 혐의로 기소
경찰 진술서 "울고 분유 토해 때렸다"

생후 2주 된 아들을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남편 A(24)씨와 아내 B(22)씨가 18일 오후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유치장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생후 2주 된 아들을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남편 A(24)씨와 아내 B(22)씨가 18일 오후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유치장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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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생후 2주일 된 친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부부가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아들 사랑을 과시해 온 것으로 확인돼 여론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 부부는 아들을 폭행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인터넷에 '멍 빨리 없애는 법' 등을 검색하는가 하면, 호흡과 맥박이 없는 아이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척 해 구급대원을 속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나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2일 구속된 A(24·남) 씨와 B(22·여) 씨 부부는 앞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며 가족 사진을 게재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인인 B 씨는 본인 계정에 쓴 글에서 "체중은 임신 전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회복이 느리다. 제왕절개가 이리 고통스러울 줄이야"라며 고충을 토로하는가 하면, 남편 A 씨와 아들이 서로 누워 마주보고 있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B 씨는 지난달 28일에는 "오늘은 왜 이리 아프지. 눈물 난다 여보. 엄마가 되는 게"라며 "미안. 요즘 계속 내 수발 들어주느라 고생하네"라고 적어 A 씨를 향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B 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남편 A 씨와 숨진 둘째 아들 사진. /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B 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남편 A 씨와 숨진 둘째 아들 사진. /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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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SNS 상에서 애정을 과시했던 모습과 달리, 현실에서 이들 부부는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북경찰청은 18일 A 씨 부부를 살인, 아동학대폭행, 아동학대중상해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이달 초부터 지난 7일까지 전북 익산에 위치한 자택에서 친아들을 침대에 던지고 수차례 뺨 등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아들은 지난달 27일 태어나 생후 2주일을 막 넘긴 상태였다.


당시 A 씨 부부는 아들이 의식이 없자 "아이가 침대에서 자다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도착하자, 이미 호흡이 정지한 아이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척 연기를 하는 등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숨진 아기의 얼굴에 멍 자국이 있는 것을 확인, A 씨 부부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아이는 열흘께부터 지속해서 학대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수사 초기 모든 혐의를 부인했으나, 나중에는 "아이가 자주 울고 분유를 토해서 때렸다"며 시인하면서도 "사망에 이를 수준의 폭행은 아니었다"라고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A 씨는 지난해 2월 생후 2개월 된 첫째 딸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 사진=MBN 방송 캡처

A 씨는 지난해 2월 생후 2개월 된 첫째 딸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 사진=MBN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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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사건은 A 씨가 지난해 생후 2개월 된 첫째 딸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벌어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 씨는 폭행으로 인해 생후 2개월 된 아기의 코에서 피가 흐르는 데도 병원에 데려가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이후 첫째 딸은 부모와 분리돼 아동보호기관으로 이동돼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A 씨 부부는 둘째 아이를 가진 뒤 또 아동학대 사건을 벌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A 씨 부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어떻게 분유를 토한다는 이유 만으로 핏덩이 같은 생후 2주 아기를 때려 숨지게 할 수 있나"라며 "살인죄로 중형에 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생후 1, 2주 된 아이 손이 얼마나 많이 가는데 SNS 할 시간은 있고 우는 아이 돌볼 시간은 없었다니 가슴이 먹먹해진다"며 "멍자국을 지우면 당신들 죄도 지워지는가"라고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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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은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 9명 전원을 해당 사건에 투입, 폭행 강도와 학대 기간 및 학대 방법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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