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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써도 뚝 떨어져서…" 공연 방역 조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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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끼리도 두 자리 띄어앉기' 지침
뮤지컬 업계 "방역 수칙 재정립" 호소
靑 청원 올라오고 SNS 운동 벌이기도

한 공연장 좌석에 안전거리를 지켜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공연장 좌석에 안전거리를 지켜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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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은 기자] "지인끼리도 두 칸씩이나 띄어 앉아야 하나요?"


뮤지컬 분야 종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 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르면 공연장에서는 '두 자리 띄어 앉기'를 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마스크를 벗지 않는 공연장 내에서의 이러한 조치는 사실상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방역 수칙은 함께 공연을 보러 온 동반자와도 두 자리씩 떨어져 앉도록 규제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연을 함께 보러 오는 관객들은 가족, 연인 등 생활을 공유하는 가까운 지인인 경우가 많은데, 두 자리씩 떨어져 공연을 보더라도 이후 한 집에서 생활하거나 식사 등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17일 이후부터는 카페 매장 이용이 가능해지는 등 일부 방역 조치가 완화됐지만, 마스크를 벗지 않는 공연장에 대한 이 같은 방역 지침은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뮤지컬 업계 종사자들은 19일 "코로나19 방역지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였음에도 거리두기 2.5단계 장기화로 명맥을 이어나가기 힘든 절박한 상황"이라며 '한국 뮤지컬인 일동'의 이름으로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공연 산업과 업종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핀셋 방역 정책이 필요하다"라며 "한 칸 혹은 두 칸씩 띄어 앉는 지침을 '동반자 외 거리두기'로 재정립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관람객들이 함께 생활하거나 밥을 먹고,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공연장에 왔다가, 공연장에 들어서면 좌석을 띄어 앉는 행위 자체가 실효성이 없음은 관객들이 더 실감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공연장은 강력한 모니터링 하에 타인과의 접촉 및 대화 없이,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며 앞만 보고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한국 공연계는 지난 1년간 공연장 내 코로나19 감염전파율 0%를 공고히 지켜왔다. 이는 공연장 운영의 기본 척도가 되었다"라며 그동안 확진자가 공연장을 찾은 사례는 있지만, 공연장에서 감염이 전파된 사례는 없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사진=연합뉴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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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 등에 따르면 대형 뮤지컬 한 편의 제작비는 약 30억~150억원 안팎이며, 뮤지컬 공연은 좌석의 70%가 팔려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관객 간 두 자리씩 띄어 앉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가용 좌석이 매진된다고 하더라도 전체 좌석의 30% 수준에 불과해 손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2019년 12월과 비교했을 때 2.5단계 거리두기 지침 시행 기간인 작년 12월의 뮤지컬 장르 전체 매출은 90% 이상 감소했다. 이들은 "'동반자 외 거리두기'는 공연을 지속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이자 뮤지컬이 명맥을 이어가기 위한 가장 절박한 외침"이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연장 두 자리 띄어 앉기, 근거가 무엇입니까?'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공연장에서는 철저한 방역과 마스크 착용, 취식금지가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정부가 허용한 생수조차 마시지 않고 있다"라며 "하루 몇 회씩 상영하는 영화관도 한 칸 띄기인데 하루에 한 번 최대 두 번 하는 공연장이 두 칸 띄기이면 형평성에 맞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이어 청원인은 "공연장은 카페나 음식점처럼 마스크를 벗을 일도 없는데도 카페나 음식점보다 더 강한 규제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이냐"라며 "최소한 공연장도 한 칸 띄기로 운영하도록 해달라"라고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10일 오후 3시 기준 93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트위터에서  '#공연문화예술_무시하지마'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쳐

트위터에서 '#공연문화예술_무시하지마'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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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에 '두 자리 띄어 앉기'로 인해 공연을 할수록 손해가 발생하는 상당수의 뮤지컬은 공연 개막과 재개를 미루거나 공연 중단 기능을 연장했고 일부 공연은 조기 폐막을 결정했다.


EMK뮤지컬컴퍼니에 따르면 뮤지컬 '몬테크리스토(LG아트센터)'의 공연중단 기간은 오는 2월1일까지 연장됐다. 또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 사랑과 살인 편(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공연중단 기간도 오는 31일까지 연장됐고, 지난 18~19일간 진행 예정이었던 뮤지컬 '팬텀'의 티켓 예매 역시 연기됐다.


그러자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공연문화예술_무시하지마'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시태그 운동에 참여한 한 트위터 사용자는 "정부 지침을 따르는 게 맞다고 항상 생각해왔으나, 이번만큼은 공연계만 머리채 잡히고 있단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라며 "(공연을) 강제 취소당해서 속상한 심경도 심경이지만, 공연을 열심히 준비한 수많은 관계자분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참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 역시 "누군가에겐 생업이 달린 문제다. 자꾸 제대로 된 대책도 없이 규제만 한다면 한국 공연계는 붕괴될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16일 정부가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방안에 따라 공연계를 향한 이 같은 조치는 오는 31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자와 종사자분들이 겪고 계신 어려움에 대해서 송구스럽고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조금만 더 인내해 주시고 유행이 더 빠르게 축소될 수 있도록 협력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김영은 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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