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사위 민주당 의원 "중대재해법, 효과 굉장히 의문"…무게추 움직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검찰과 법무부의 특수활동비 집행 내역 현장 검증이 열린 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들어서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여야 정치권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내용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의원이 "효과에 굉장히 의문"이란 시각을 밝히고, 대체로 완화되는 방향에 힘을 보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의 지난 6일 회의 속기록(초고)을 보면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제 가치 판단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을 지는 모르겠는데, 말씀드리겠다"며 "진보에 있는 사람들의 생각은 형사처벌을 강화해서 사회의 악이 없어지지 않는다, 대개 교정과 교화, 또 다른 보완적 조치를 통해 사회의 악이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유독 이 법에 관해서는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유일한 길인 것처럼, 특히 우리 진보 진영에서 집중적으로 해 왔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되지 않느냐. 저는 처벌 강화로 과연 산재 방지 효과가 어느 정도 날 지 굉장히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예를 들고 있는 영국의 기업처벌법을 통해서도 영국의 산재가 그렇게 줄었다는 통계는 없다"고 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법 적용 시기 유예와 법적 원칙 등에 대해 토론을 벌이던 중 나온 발언이었다.
법사위 소위는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위원장으로 진행을 맡고, 민주당 4명(박주민, 송기헌, 김용민, 김남국), 국민의힘 3명(김도읍, 유상범, 전주혜)으로 구성돼 있다. 수적으로 민주당이 앞서지만 기본적으로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 송 의원이 무게추를 완화 쪽으로 기울게 하는데 일정부분 역할을 했다.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5인 미만 사업장 제외에 대해 회의에 참석한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이 강하게 주장했고,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이 "5인 미만이 사망자의 20%"라는 통계를 언급해 논쟁이 붙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중소벤처기업부 의견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법안을 발의한 박주민 의원은 "안전 보건 관련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사업주들에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면, 5인 미만 사업장을 아예 제외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 의원은 "영세업종에 적용하는 건 이 법의 의도와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사람들(5인 미만 사업주)은 그냥 우리 이웃이다. 아침에 자동차 타고 가다가 사고나는 것과 똑같은 위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정말 먹고 살기 힘들어, 조금 어려운 처지에서 등한시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을텐데, 과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의율(죄의 경중에 따라 법을 적용함)하는 것이 맞을지, 그런 것들을 고려한다면 지금 있는 산안법(산업안전관리법)으로 하는 것이 오히려 합당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논의가 길어지자 소위원장인 백 의원은 "5인 부분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그냥 산업재해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하는 것으로 정리하겠다"고 결론내렸다.
합의안은 경영책임자를 '대표이사 또는 안전관리 이사'으로 해서 대표이사가 처벌받지 않도록 여지를 남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주민 의원의 원안은 '대표이사 및 이사'로 돼 있었다. 이에 대해서도 송 의원은 "어느 나라가 대통령제를 하든 의원내각제를 하든,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느 기업도 지도 체제를 갖추는 것은 경영상의 선택"이라며 "CEO(최고경영책임자)로 하든 CFO(최고재무책임자)로 하든 안전경영 책임자로 하든 그것은 회사가 택할 문제고, 결국 그 회사의 안전에 관해서 최고 책임을 지는 사람을 처벌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의 경우 원안은 손해액의 '5배 이상'으로 돼 있었으나 '5배 이하'로 합의됐다. 송 의원은 지난 5일 논의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하한을 구정하는 것은 무리"라며 "상한을 아예 없애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려면 다른 불법행위와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손해배상법 설계 자체를 다 바꿔야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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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안에서 삭제된 공무원 처벌 조항에 대해서도, 송 의원은 취지를 이해하지만 현실적으로 인과관계를 따져서 처벌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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