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무급휴가에 생활비 빠듯
상당수 기업 성과급 안주거나
작년보다 지급 규모 줄여

줄어든 소득에 빚늘어 악순환
전문가 "재난지원금 근로자 소외
소비감소·내수악화 가능성 높아"

밤사이 기온이 크게 떨어지며 세밑 한파가 찾아온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두꺼운 외투를 입고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밤사이 기온이 크게 떨어지며 세밑 한파가 찾아온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두꺼운 외투를 입고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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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중소 가전업체에서 일하는 배성수(33ㆍ가명)씨는 이달 중순 회사가 휴업에 들어가면서 2주간 무급휴가를 보내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내수가 부진하면서 생산공장도 결국 멈춰버린 것이다. 연말 성과급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갑작스런 무급휴가 통보에 배씨 가계는 생활비까지 빠듯한 상황이 됐다. 주당 90만원꼴로 월급을 못받게 되면서 배씨는 최근 새벽마다 쿠팡 플렉스를 통해 배송 아르바이트까지 하게 됐다. 배 씨는 "전세 대출을 상환해야되고 세살배기 아들 육아비까지 감당해야 되는 상황에 청천병력같은 소식이었다"며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버텨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탓에 직장인들은 냉혹한 연말연시를 맞고 있다. 여행ㆍ항공 등 대표적인 코로나19 피해 업계는 물론 내수 경기가 악화하면서 휴업과 긴축 경영에 나선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성과급을 줄이거나 없앤 기업들이 태반이고 무급휴가를 통보하며 인건비를 줄이는 회사도 있다. 여기에 정부의 가계 대출 관리 방침에 따라 대출까지 제한되면서 직장인들이 '코로나 보릿고개'를 보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애플리케이션 리멤버가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441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피해로 인해 상당수의 기업들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거나 지급 규모를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52.4%로 지난해(62.1%) 대비 약 10%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성과급을 지급하는 회사들 중에서도 45%는 올해 성과급 규모를 줄였다고 답했다. 지난해와 규모가 같다고 답한 회사는 약 30%였으며, 올해 지급할 성과급 규모가 더 크다고 한 기업은 25%정도에 불과했다.


연말 성과급이나 보너스 등을 모두 수령하지 못한 직장인 백모(36)씨는 "(자신의 회사는)실적이 줄어들지 않았음에도 코로나19를 이유로 매해 나오던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코로나 핑계'로 긴축경영이 반복된다면 직장인, 자영업자들의 생계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 감소와 가계 사정 악화는 또 다른 악순환을 낳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1월 중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3조원이나 증가한 13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조원과 비교하면 6조6000억원이나 늘어난 수준이다. 증시 호황에 따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투자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생계를 이유로 은행 대출에 손을 내민 이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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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고 하지만 영업이 중단된 자영업자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무급휴가나 소득이 줄어든 근로자는 소외된 상황"이라며 "실질 소득 감소는 소비 감소와 내수 경기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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