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 "백신업체 줄섰다"…안일했던 박 장관·수습하는 정 총리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화이자와 모더나) 두 회사에서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오히려 그쪽에서 우리에게 빨리 계약을 맺자고 하는 상황이다."(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지난달 17일)
"화이자ㆍ모더나ㆍ얀센 등과 계약이 임박했으나 1분기 공급 약속을 받은 것은 없다."(정세균 국무총리, 이달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따라 백신 접종에 대한 요구가 급속히 많아지자 정부가 백신 공급에 대한 입장을 한 달 만에 돌연 번복했다. 정 총리는 20일 KBS1TV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선구매 계약을 마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 백신 외에 계약 추진 중인 미국 화이자ㆍ얀센ㆍ모더나의 백신은 내년 1분기 접종이 어렵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정부가 백신 구매 협상에 나선 지난 7월에는 국내 확진자가 100명 정도라 백신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고 뒤늦게 실토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 역대 최다를 경신하면서 백신 접종 요구가 거세지자 정부의 태도가 한 달 새 급변한 것이다.
박 장관은 불과 한 달 전인 11월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신 확보를 서둘러달라"는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조급해 보이지 않으면서 가격을 합리적인 선으로 받아내기 위해 여러 가지 바게닝(협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ㆍ모더나의 백신 개발과 관련해 "그쪽에서 빨리 계약을 맺자고 하는 상황"이라면서 "백신 확보에서 불리하지 않은 여건에 있다"고 여유로운 태도까지 보였다.
박 장관의 발언이 있었던 지난달 17일 집계된 신규확진자는 총 230명이다. 같은 달 7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5단계 체계로 완화한 뒤 열흘이 지난 상태로 수도권 확진자는 증가 추세에 있었지만 아직 거리두기 1단계 수준이었다. 이 때만 해도 방역당국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이 진행중으로 백신 도입은 순조롭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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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1000명대를 넘어서는 확진자 폭증세에 의료자원이 한계에 도달하고 미국ㆍ영국 등 세계 곳곳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다급해졌다. 지난 8일 정부는 4400만명분의 코로나 해외 백신을 확보했다지만 이날까지 아스트라제네카와의 백신(1000만명분) 외 선구매 계약이 완료된 곳은 없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내년 2~3월 한꺼번이 아닌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 실제 국민 접종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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