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줄줄이 폐업 … "다음은 내 차례인가" 살얼음판 걷는 상인들
"차라리 3단계 격상하자" … '임시폐쇄' 해제 후 후유증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박새얀 기자] “물건을 사는 사람이 있어야 파는 사람이 있지” 평소 같으면 사람들로 붐벼 빈 곳을 찾기 어려운 시간이지만 경남 창원시 신마산시장은 한적하기만 하다.
이곳에서 5년째 상인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A 씨는 “역대 최악의 매출에 울며 겨자 먹기로 장사하는 격이다”며 주말에 그 많던 손님이 3명 왔다"고 울분을 토했다.
신마산시장은 오후 4~5시가 되면 하나둘씩 불이 꺼진다. 밤 8시가 넘어도 불이 켜져 있던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유동 인구의 80%가 빠지면서 상인들도 일찍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최근 몇몇 점포마다 임대 문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밀리는 임대료와 점포세를 감당하기엔 서민들에게 벅찬 현실이다.
몇십 년을 함께 하던 가게들도 줄줄이 폐업했다. 상인 B 씨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결과 아니겠냐”며 “문 열어 놔봐야 3만원도 못 버는데 전기세와 관리비는 계속 빠진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임시폐쇄 조치로 장을 닫아야만 했던 신마산 번개시장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가 되면 시끄럽던 번개시장엔 황량한 바람이 불고 있다. 번개시장 부회장 C 씨는 “코로나19 재확산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이지만 유독 번개시장에만 임시폐쇄 조처를 내리는 것은 억울하다”고 울먹였다.
이에 마산합포구청 관계자는 “당시 진해 경화시장발 무더기 확산과 수능 기간이 겹친점을 고려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임시 폐쇄했다”고 말했다.
반면 임시 폐쇄 조처가 내려지지 않은 마산회원·의창·성산구청 관계자들은 “5일장의 경우 거리두기 지침만 있을 뿐 폐쇄 지침은 없다”며 “구에서 발열 체크와 방문자 명단 작성, 개장 전, 후 방역 준수를 지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회는 인근 상가 상인들이 번개시장에서 확진자가 나올까 봐 걱정된다는 이유로 시장을 폐쇄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폐쇄가 해제된 뒤 장은 재개됐지만 활기는 찾아볼 수 없다. 100명 남짓하던 상인들은 70명으로 대폭 줄었다. 그만큼 시민들의 발걸음도 끊겼다.
마산 장의 명맥을 잇는 마산어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북새통을 이뤄야 할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상인들의 활기찬 목소리는 전처럼 들리지 않는다.
이곳에서 20년간 장사한 상인 D 씨는 “유동 인구는 있지만, 매출은 작년과 비교가 안 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어시장 상인회 회장 E 씨는 “코로나19 정책은 재난지원금이 전부다”며 “정부에서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정책만 있을 뿐 장기화에 따른 지원 정책은 별도로 없는 상황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마저도 임시 방안에 불과하다”며 “사람들이 지갑을 여는 횟수가 줄어드니 상인들도 판매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실정이다”고 혀를 내둘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라리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 셧다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 회장은 “애매하게 문을 열고 있자니 전기세, 관리비는 나가는데 매출은 오르지 않으니 죽을 지경이다”며 “그에 비해 종업원에게 인건비는 인건비대로 나가니 애매한 기준이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확진자 발생에 대한 두려움도 무시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자칫 상인 중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단순히 매장만 문을 닫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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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14일 코로나19 관련 대도민 호소문 발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만으로도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굉장히 어려워하고 있다”며 “지금의 2단계에서 최대한 막아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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