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중대재해법 저지 총력전…"中企 생사 위협하는 법안"(종합)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재계가 국회가 추진중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입법을 저지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중소기업의 경우 수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벌금이 부과되면 자칫 기업의 존립을 위협할 수도 있는 법안이기에 마지막까지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와 업종별 협회 30개 단체는 중대재해법의 제정을 반대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입법 추진 충단을 촉구했다.
경영계는 기업인들이 언제, 어떻게 중형에 처해질지 모르는 공포감을 떨칠 수 없다면 경영 활동 전반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며 입법 중단을 촉구했다. 법안상 기업인의 의무 범위도 추상적인데다 최소 2~5년 이상의 징역형, 3~5배 이상의 징벌적 손해배상책임까지 부과하고 있어 기업을 옥죄는 추가 규제가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제단체 관계자들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 재정에 대한 경제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중소기업 생사 위협하는 중대재해법...현실 감안해야"
특히 재계는 대규모 벌금이 부과되면 중소기업의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다행히 국회에서 소상공인 적용은 배제해주겠다고 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99%가 오너가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재해가 발생하면 마지막까지 사고를 수습하고 사후 처리할 대표자가 구속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 부회장은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을 우려하며 무분별한 사후 처벌보다는 예방과 지도 중심의 정책기조 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은 법을 안지키는 것이 아니라 못지키는 것이 현실"이라며 "규정이 수시로 바뀌는데 전담인력은 없고, 대표이사와 현장관리·영업 등 1인 3역을 소화하는 중소기업이 절대로 감당할 수 없는 법안"이라고 덧붙였다.
김용근 경총 상근부회장도 "산업안전에 대한 인력과 투자에 한계가 있는 중소기업들은 처벌위험에 상시 노출되어 이에 따른 우려와 부담감을 떨칠 수 없을 것"이라며 "법인과실치사법을 적용한 영국에서도 모두 산업안전방지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들만 처벌받았다"고 말했다.
"사후 처벌 위주 산업안전정책, 사전 예방 기조로 전환 필요"
재계는 우리나라 산업안전정책의 기조를 현행 '사후 처벌'에서 '사전 예방'으로 바꿔야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경총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산안법상 사망재해 발생 시 처벌 수위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법인 벌금 10억원 이하, 사망시 형량 가중 50%)이지만, 지난해 기준 노동자 1만명 당 산재사고 사망자 수는 46명으로 주요 국가(미국 37명, 일본 16명, 독일 15명, 영국 4명)보다 훨씬 많다. 이같은 현실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사망 사고 감소효과를 위해서는 전문성과 산업 현장의 특성에 기반한 산재 예방 정책을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처벌 강도가 높은 산안법을 올해 1월 시행한 이후 효과나 부작용 등을 검토하기 전에도 다시 중대재해법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최근 기업을 옥죄는 규제들이 무더기 통과되면서 기업들은 과감한 투자보다는 노사관계, 재해사고 방지에 먼저 신경쓰게 되거나 결국 해외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기업 10곳 중 9곳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반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이날 발표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기업 인식도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참여 기업 총 654개사의 90.9%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법안 제정을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또 법안 내용에 담긴 사업주ㆍ경영책임자ㆍ법인에 부과된 처벌 수준에 대해서도 과도하다는 의견이 95.2%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처벌 강화가 중대재해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 실효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응답 기업의 84.3%가 '예방 효과가 없거나 미미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받는 기업군은 대기업(7.2%)보다는 중소기업(89.4%)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관련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의 실형 증가로 기업 경영 리스크 증가(63.6%)'를 우려한 기업들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과도한 벌금 및 행정제재로 인한 생산활동 위축(60.9%)'을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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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48.8%가 업종의 특성과 기업 규모를 고려한 안전제도 개편 및 불합리한 중복규제 개선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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