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교화시설 '선감학원' 인권유린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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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 경기도가 일제강점기 감화시설인 '선감학원'에서 폭력, 강제 노역은 물론 성폭력까지 발생했다는 피해사례 조사 결과를 내놨다.


선감학원은 일제 강점기인 1942∼45년 부랑아 감화를 명분으로 안산시 선감도에 설립ㆍ운영된 시설이다. 해방 이후 1946년 경기도로 관할권이 이관돼 1982년 시설이 폐쇄되기 전까지 부랑아 수용시설로 활용되면서 지속해서 인권유린이 행해졌다.

경기도는 올해 4월 안산시에 선감학원 피해자 신고센터를 개설한 후 피해 신고 상담과 접수, 의료 지원 등을 연계한 피해자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도는 7일 센터에 접수된 피해자 91명 등 140명 중 이번 조사에 응한 93명의 사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입소 전 거주지는 인천이 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30%), 경기도(29%) 순이었다. 입소 당시 나이는 11∼13세가 40.4%로 가장 많았다. 입소 전 동거인은 형제ㆍ자매(56%), 부모(42%), 조부모(16%) 순이었다.


입소는 경찰(39%), 단속 공무원(22%)에 의한 경우가 60%를 웃돌았다. 특히 응답자의 90%는 강제로 입소했다고 답했다. 본인이나 보호자 동의를 받는 절차가 없었다는 응답도 88%를 차지했다.


입소 기간은 1년에서 최대 11년, 평균 4.1년으로 조사됐다.


입소 생활 중 기합(93.3%), 구타(93.3%), 언어폭력(73.9%)을 겪었으며 성추행(48.9%)이나 강간(33.3%)을 당한 경우도 상당수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98%가 풀베기, 잡초제거, 양잠, 축사 관리, 염전노동, 농사 등 강제노역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주일 평균 노동일은 6일, 평균 노동 시간은 9시간으로 조사됐다.


일주일 내내 노역에 참여한 경우는 53.5%로 조사돼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강제노역행위가 지속해서 행해졌음이 드러났다.


응답자의 96.7%가 사망자를 목격했으며, 시신 처리에 동원됐다는 응답 비율도 48.4%나 됐다.


아동기에 겪은 이 같은 인권침해는 퇴소 후 삶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감학원 입소로 인한 교육 단절로 85.8%가 초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이었다.


76.1%는 퇴소 후에도 진학하지 못하고 구두닦이, 머슴, 넝마주이 등 저소득 직업을 전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37.6%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다.


이번 조사는 경기연구원이 1940년∼80년대 사망자, 주소 불명자, 단순전화 접수자를 제외한 선감학원 입소자 중 93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응답자의 평균 연령은 63.5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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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강 도 평화부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피해사례 연구는 국가폭력에 의한 아동인권 사건인 선감학원의 진실규명 조사의 시작이자 공식적으로 접수된 피해사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것"이라며 "도는 10일 활동을 재개하는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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