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기국회내 처리방침 야당과 협의 불투명
재계 "3%룰 강행시 기업 경영권 위협, 재산권 침해 우려"

재계 우려·野 반대에도 與, '규제 3법 원안' 강행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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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이창환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선출 불발로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상법ㆍ공정거래법ㆍ금융그룹통합감독법 등 소위 기업규제 3법을 이번 정기국회 내에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가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


정부안을 기초로 하되 야당과의 협의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을 조정한다는 입장인데, 국민의힘이 장외투쟁까지 언급하고 있어 협의 여부가 불투명하다.

결국 민주당의 일방적 추진으로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계는 정기국회 기간인 다음 달 9일까지 정치권 설득에 전력을 쏟을 방침이지만, 여당이 강행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원론적 반론이 제기됐고 추후 논의하기로 한 바 있다. 오는 25일 다시 다뤄질 예정이나 가장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놓고 격돌할 경우 다른 법안들은 논의 테이블에 올리기조차 어려워진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법에 대해 "완화한다면 개정할 필요 없다"고 말할 정도로 강하게 촉구하고 있으나 정작 국민의힘 의원들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법사위 소위원회 속기록을 보면, 최대 쟁점인 감사위원 분리선출, 최대주주 의결권 3% 제한과 관련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최대주주가 지분을) 50%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을 텐데, 3%룰을 적용하면 47%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며 "주주의 평등, 의결권의 가치를 보장하는 것과 제한하는 것을 비교해 기본적 가치를 그렇게 침해해서 꼭 이 제도를 도입해야 된다는 정도의 큰 상대적 이익이 있을 때 의미가 있지 않나, 굉장히 큰 고민이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대주주의 입김에서 좀 벗어날 수 있는 독립된 감사위원을 선출해보자는 취지"라고 했으며, 고기영 법무부차관은 "현재 살아 있는 상법의 취지를 그대로 반영시켜보자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원론적 차원에서 시각차를 보인 것이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하지 않고 개별로 3%씩 인정하거나, 해외 투기 자본이 대개 주식을 단기 보유하는 점을 감안해 주식 의무보유 기간 부여 등 보완책은 아예 언급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 이후에는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만큼 기업규제법 등 개혁 입법은 반드시 이번에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큰 틀에서 정부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수준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공정경제 3법 TF 단장(오른쪽 두번째)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나누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공정경제 3법 TF 단장(오른쪽 두번째)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나누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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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법안처리 강행 움직임에 다급해진 재계

여당의 기업규제법 강행 움직임에 재계는 더 다급해졌다. 여당이 다음 달 9일까지 열리는 정기국회 안에 법안 처리를 예고하면서 정치권을 설득할 수 있는 시간이 2주가량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의 법안 담당 임원들은 최근 사무실보다 국회에 가 있는 시간이 더 긴 것으로 파악된다. 경제단체뿐 아니라 일부 기업들도 대관 담당자를 중심으로 국회의원들을 찾아 기업규제법의 문제점을 개별적으로 설득하고 있다.


경제단체들은 올해 중순부터 수차례에 걸쳐 여당과 만나 기업규제 3법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전달해왔다. 특히 3%룰의 경우 지속적으로 폐기를 주장해왔다. 3%룰이 시행되면 투기자본의 경영권 침해 가능성과 주주권 및 재산권 침해 문제 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완진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정부 개정안처럼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된 상황에서 감사위원 분리선출이 강제될 경우 이사회 구성에 있어 최대주주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약해진다"며 "결국 주주권 및 재산권 침해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지적했다.


다중대표소송제 역시 재계의 큰 우려 사항이다. 이 제도는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50% 이상 소유하는 경우 모회사 주주가 불법행위를 한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한다. 자회사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 등 대주주의 전횡을 막고자 도입하려 하지만 기업들은 소송 남발과 기업 경영 위축 등을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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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정치인들을 계속 만나서 3%룰을 비롯해 여러 규제안에 대한 부작용을 알리고 법안 수정을 설득해왔지만 여당의 강행 기류가 여전히 강하다"며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지속적으로 국회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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