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바이든 회담 서두르고 '반미정부' 오해 풀어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 대선 이후 한반도' 토론회
"사실 아니더라도 향후 대미관계에 불리하게 작용"
"판문점선언 비준 등 한국이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北, 현실적 필요에 주목 경향…남북 기상협력" 제안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사실상 승기를 잡아가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향후 대응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조속히 만나 정상간 유대관계를 다지는 한편 한국 정부에 대한 워싱턴 일각의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가장 먼저 전화 통화부터…정상회담 빨리 잡아야"
5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가 '미 대선 이후 한반도,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한 외교안보 관련 세미나 제2회 전파포럼에서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문 대통령은 가장 먼저 바이든 후보와 통화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큰 틀에서보면 가장 먼저 정상회담을 서둘러야 한다"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급히 미국으로 날아갔다"며 이는 초기 미·일관계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의제를 한번에 제시하기보다는 구체적인 1~2개의 계획을 갖고 바이든과 만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신 센터장은 문재인정부에 대한 미 정가의 오해를 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관료사회와 학계에는 '문재인정부는 한미동맹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며 "이런 인식이 사실이든 아니든, 한국정부로서는 대미관계 형성에서 불리함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5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미 대선 이후 한반도,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란 주제로 연린 전파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박원곤 한동대 교수,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 이혜정 중앙대 교수, 이정철 숭실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임기내 성과 조바심 안 돼…대북정책은 반드시 긴 호흡으로"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문재인정부에 긴 호흡의 대북정책을 주문했다. 다음 한국 대선에서 현재 야당이 집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제로 박 교수는 "현재 상황의 연장선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한과의 적극적인 '밀당'을 당부했다. 정부가 임기내 성과를 내기 위해 성급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금까지 했던 일방향적인 대북 제안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면서 "(협상은) 밀고 당겨야 하는 것이지, 지금처럼 계속 당기기만 하면 의미가 없다. 조바심을 내지말고 밀때는 밀고 당길 때는 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정 중앙대 교수는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하고 북·미협상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 없다면서, 이 기간 한국의 '자강'을 제안했다.
특히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북·미의 예열은 물론, 중국과도 협력 등 각종 외부요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한국은 스스로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무기력에 빠지기 쉬운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미국은 한국의 국력을 보고 동맹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라면서 "레버리지가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작더라도 실천적인 것부터 준비해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판문점선언' 비준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 여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만큼 판문점선언을 비준하는 등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며 "이를 제도화함으로써 남북관계를 하나하나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신포와 홍원군 등 동해안 태풍 피해 복구 현장을 연달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달 15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北, 가치보다 이익지향으로 변화…기상협력 등 북한 수요에 맞춘 남북사업을"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먼저 "북한은 최근 들어 '현실적'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면서, '민족' 등 낭만주의적 가치는 배제하고 실제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북한이 향후 남북관계나 북·미관계 등에서도 철저한 이익 중심의 접근법을 지향한다는 뜻으로, 남한은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남한이 북한에 해주고 싶은 것들로 남북관계를 풀어갈 것이 아니라, 북한이 현 시점에서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따져서 남북 간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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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이 아이템으로는 남북 기상협력, 비료지원 등이 꼽혔다. 그는 "북한이 최근 큰 수해를 입으면서 기상예보시스템 구축에 대한 열망이 크다"면서 "제재에 걸리지 않는 수준으로 지식공유차원에서 기상협력을 추진한다면, 북한도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것은 물론 남북관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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