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부정행위 방지
세금 낭비·시험 방해 우려도
교육부 "거리두기 충분하지 않아 가림막 설치 불가피"
전문가 "마스크 착용, 손소독 등으로도 충분"

가림막이 설치된 교실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림막이 설치된 교실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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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고사장 책상에 가림막이 설치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두고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가림막 없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험생들 역시 가림막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 이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전문가는 수능 시험장 가림막 설치는 방역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16일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수능 시험장 방역 지침'을 확정·발표했다. 지침에 따르면 수험생들은 손 소독을 한 뒤 체온 측정, 증상 확인을 거쳐 무증상이면 일반시험실에, 유증상인 경우 별도시험실에 입실한다. 또한 가림막을 설치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할 계획이다.


4일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수능 때 사용할 가림막과 관련해 조달청 입찰을 통해 최근 계약을 체결했다.

가림막은 책상 왼쪽과 오른쪽에는 놓지 않고 책상 앞에만 설치된다. 이 가림막은 가로 60㎝, 높이 45㎝ 크기의 상판과 이를 받치는 두 개의 바닥 판으로 구성됐다.


상판 밑부분에는 너비 40㎝의 직사각형 홈을 내 문제지 일부를 책상 밖으로 내놓고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바닥 판에는 양면테이프를 부착해 책상에 고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가림막은 시험지가 반사되는 등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반투명으로 제작됐다.


문제는 수능 가림막 구입에 수십억 원의 세금이 쓰인다는 데 있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은 가림막 12만 개를 구매하는데 19억 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전체로는 80억여 원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달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수능시험날 책상앞 가림막 설치 반대'라는 제목의 청원 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수능시험날 책상앞 가림막 설치 반대'라는 제목의 청원 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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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의 반발도 거세다. 일부 수험생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능 가림막 설치를 반대하는 청원글을 올리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가림막은 효용 가치가 떨어지는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다.


한 청원인은 가림막 때문에 책상 공간이 좁아져 시험을 치르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수능시험날 책상 앞 가림막 설치 반대'라는 제목의 청원글에서 "탁상공론과 국가 세금 낭비, 수험생 불편 가중이라는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해 중단을 촉구드린다"며 "가림막을 세우게 되면 책상 공간이 더욱 협소하게 돼 불편이 따르고 익숙하지 않은 구조물의 등장으로 시험에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 체크, 소독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킬 경우 가림막이 필요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자신을 수험생 엄마라고 밝힌 또 다른 청원인은 "수능장엔 낯선 아이들과 8시간 시험 보며 말도 안 한다. 시험장은 가림막이 필요한 환경이 아니다. 시험장에서는 수험생 모두 마스크를 쓰고 말도 못 하는데 왜 가림막이 필요하느냐"며 "사관학교나 경찰대 시험도 가림막 없이 무사히 치러졌다. 수험생에게 고통을 주는 일을 거두어 달라"고 토로했다.


논란이 지속함에도 교육 당국은 가림막 설치 등 수험장 내 방역 수칙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가림막 우려와 관련해 "좌우 간격은 확보됐지만, 앞뒤 간격이 확보되지 않았다. 점심에 식사도 해야 하기에 방역 당국에서 가림막 설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수험생 간 앞뒤 거리두기가 어렵기 때문에 선택한 불가피한 조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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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수능 시험장 가림막 설치에 대해 불필요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 착용, 좌석 간 거리두기, 실내 환기 등 기본적인 수칙을 지키는 것으로 감염 예방은 충분하다"며 "차단막의 경우 식사 등 불가피하게 마스크를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쓰이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효과가 있겠지만 수능 날 시험을 보는 경우에는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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