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명품을 살까" 코로나 불황 속 '명품 큰손' 떠오른 20·30
20대 청년들 '명품 소비' 꾸준
지갑 등 실용적 상품 많이 사고 '명품 재테크'까지
전문가 "SNS에 자랑하는 심리…명품 되팔아 경제적 이익까지"
[아시아경제 한승곤·김영은 기자] "오늘이 제일 싸니까요.", "없어서 못 사는 거지, 있으면 사야죠."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시장 침체 상황에서 명품 업계는 여전히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30대 '명품 큰손'도 매출 신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들은 명품을 사들인 뒤 다시 판매하는 '리셀(Re-sell)'도 하는 등 명품 구매 이유도 다양하다.
리셀을 일부에서는 '샤넬'과 '재테크'를 합성한 신조어인 '샤테크'로도 부른다. 그만큼 20대들 사이에서는 명품이 더 이상 고가의 상품이 아닌 친숙한 소비 대상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는 인스타그램 등 SNS에 명품을 자랑하는 청년들의 심리와 명품을 이용한 일종의 제테크를 통한 경제적 이익이 맞닿아 청년층의 명품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대들의 명품 소비는 수치로 확인된다. 롯데멤버스 리서치플랫폼 라임이 2017년 2분기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엘포인트 거래 데이터(회원 3950만명)를 분석한 결과 20대 명품 구매 건수가 2017년 2분기 6000건에서 2019년 2분기에는 4만4000건으로 늘었다. 2년간 20대들이 명품을 구매한 건수가 7.5배 많아진 셈이다.
20대들의 명품 소비 이유는 다양하다. 지난해 11월, 롯데멤버스가 공개한 '트렌드 Y 리포트'에 따르면 이들은 명품 구매 때 중시하는 것으로 △실용성(32.8%·복수응답)을 △디자인(63.3%)에 이어 2순위로 꼽았다. △브랜드 이름(26.2%)은 4순위다.
소비 패턴을 보면 일상 생활에서 주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성이 컸다. △반지갑(34.2%), △카드지갑(25.1%), △운동화(23.1%)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나심비(나의 심리적 만족을 위한 소비) 경향이 뚜렷하고, 페이스북 등 SNS에 자랑하는 '플렉스'(FLEX·멋을 뽐냄) 문화도 20대들의 명품 소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30대들로 인해 꾸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명품 업계는 계속해서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버버리와 발렌시아가는 지난달 가격을 인상했고, 디올, 버버리, 티파니, 페라가모 등의 브랜드도 올해 가격 인상을 실시한 바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 역시 지난 2일 핸드백 등 일부 상품의 가격을 올렸다. 이번 인상으로 샤넬의 인기 제품으로 꼽히는 한 핸드백의 가격은 기존 900만 원대에서 1000만 원대까지 상승했다.
샤넬의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 5월에 주요 제품의 가격을 20%가량 올린 것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다. 하지만 이러한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당시 백화점 문이 열리기도 전 수백 명의 사람이 매장 앞에 몰리는 '오픈런'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명품 정보 커뮤니티에 "이번에 샤넬 가격 인상했다던데 진작 살 걸 괜히 늦게 샀네요. 어차피 또 오를 거 하루라도 빨리 구매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라며 "꾸준히 인기 많은 제품 사면 시간이 지나도 빈티지로 충분히 값어치가 있으니까 물량 끊기기 전에 얼른 구매하세요"라는 글을 남기는 등 명품 구매는 20대들 사이에서 낯선 소비가 아니다.
전문가는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명품 소비' 현상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한 해외여행 등의 외부 활동이 줄어 명품 구매를 함으로써 억눌린 소비를 배출하는 '보상 소비'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또한, '리셀'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취한다는 이유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2030 세대는 SNS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코로나 19로 인해 오프라인 활동이 제한되다 보니 SNS에 더욱 몰입해 있는 상황인데, SNS상에서는 웬만큼 독특하거나 차별화가 되지 않으면 이목을 끌기가 어려우므로 명품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른 이유로는 명품을 활용한 재테크가 있다"며 "요즘 집값이 오르고 경제상황도 좋지 않아 2030 세대가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데 명품 구매로 심리적 만족감을 느낀 다음 언제든지 되팔아 다시 경제력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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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현재 여건이 되든 안 되든 일단 희소성이 있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명품을 구매하고, 이를 나중에 되팔면 되니까 재테크를 위한 명품 열광도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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