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작은 운용사에 1.5兆 투자...큰힘 없었다면 쉽지 않은일"
자문단 활동 인사들 역할 주목...금융당국 개입 가능성도

"수익률 높아서, 담당 PB가 추천해서"...옵티머스 투자한 기업들 해명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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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박지환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유수의 공기업과 대기업, 기업 오너, 사립대학 등에도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사모펀드 붐 속에 판매 수수료를 노리고 본점과 지점의 법인영업 담당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고문단으로 올라 있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채동욱 검찰총장 등 유명인의 평판도 펀드 판매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옵티머스가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한 2017년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법인과 개인 등 3000명이 넘는 가입자가 옵티머스 펀드에 1조5000억원 넘게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 12개사, 코스닥시장 47개사 등 모두 59개 상장사가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 유명 기업 오너와 공기업과 사립대학들도 투자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

신생 운용사가 본격적으로 자금을 모집한 지 불과 3년 동안 1조5000억원 넘게 모은 비결은 무엇일까.


옵티머스에 투자한 상장사들은 증권사들이 고금리 안전 상품으로 소개해 여유 자금 일부를 투자했다는 입장이다. 옵티머스에 투자한 것으로 거론된 넥센의 자금 담당자는 "강병중 회장이 옵티머스펀드에 집행한 투자액은 언론에 보도된 것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이라며 "넥센의 경우 NH투자증권 법인 담당 PB가 공기업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안전한 상품으로 소개해 자금 운용 차원에서 일부 금액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사모펀드 투자 붐이 일면서 거래 증권사들이 옵티머스 펀드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금리 상품을 많이 가져와서 소개했다"면서 "안정성이 담보된다면 수익률이 조금이라도 높은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여유자금 운용부서에서는 일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특정 사모펀드에 대기업 등 상장사 수십 곳과 재계 인사들이 대거 투자를 한 점을 두고 정관계 로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지도가 없었던 작은 규모의 운용사가 단기간에 대형사들도 하기 힘든 대형 영업실적을 낸 것은 누군가의 큰 힘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옵티머스의 자문단으로 활동한 인사들의 역할도 주목된다. 옵티머스의 고문단에는 참여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 양호 전 나라은행장 등이 대거 참여했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지난 5월10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는 이들 고문이 회사 운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들어 있다.


금융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감원 윤 모 전 국장은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에게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 관계자를 소개해주고 2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윤 전 국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옵티머스 사태의 경우 검찰 조사와 함께 금융권 쪽의 로비 정황을 파헤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23일 종합국감에서도 윤 모 전 국장 등의 관련자들이 옵티머스 측의 로비에 흔들렸냐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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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는 여권 인사 연루설에 대한 의혹을 적극적으로 제기하며 '권력형 게이트'로 몰아가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 특검 도입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의혹 부풀리기라며 맞서고 있다. 옵티머스 사태의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이 모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동업자인 윤모 변호사의 부인으로 옵티머스지분 9.85% 보유했다가 김 대표 비서에게 차명으로 위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행정관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심판위원을 거쳐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도 근무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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