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일일 신규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서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 대확산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염 확산세를 잡고 일상생활의 회복을 위해서라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시급하다고 경고한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절반이 넘는 55.9%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부는 엄중한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번 주까지 유행의 양상과 규모 그리고 확대되는 속도를 계속 모니터링해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의 고심이 깊은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사실상 '록다운'에 버금갈 정도로 사회ㆍ경제활동에 큰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미 코로나19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우리 경제에 결정타를 날릴 수 있어서다.

더욱이 정부로서는 방역 조치와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재정이 턱없이 부족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앞으로 (재난지원금을) 주게 되면 100% 국채 발행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며 "재정 당국을 맡은 입장에서 보면 1차 재난지원금 형태로 2차는 지급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우려를 드러낸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정부가 올해 59조원 규모의 세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거치며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11조5000억원까지 불어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38.1%에서 올해 43.5%로 치솟는다. 2차 재난지원금을 주려면 4차 추경을 편성해야 해, 또 100% 빚을 내는 적자국채를 찍어야 한다. 즉 재정에 한계가 있는 만큼 경제 상황이 악화할 경우를 대비해 재정 여력을 비축할 필요가 있다는 계산이다.

그럼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해 국민의 경각심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다수 전문가의 공통된 견해다. 일일 확진자 규모뿐 아니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 비율, 검사 건수 대비 양성률, 환자의 지역적 분포 등을 종합하면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상처는 곪아서 화농이 됐는데 아프다고 살을 째지 않으면 패혈증이 오고, 전신에 균이 퍼져 손쓰기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를 올려 빨리 수습하고 회복시키는 것이 경제에 더 도움이 된다는 뜻으로 읽힌다. 우왕좌왕하거나 결정을 미루면 파고가 길어질 수 있다는 조언이다.


세계적 경제학자들도 이런 상황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자문 위원장이었던 제이슨 퍼먼(Jason Furman)은 "부족한 것보다는 과도한 것이 낫고 가능한 기존 메커니즘을 활용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중복 지원이나 의도하지 않은 '수혜자'가 발생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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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위폴로즈(Charles wyplosz) 제네바대 국제경제학 대학원 교수는 "모든 것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코로나19가 경제를 꽉 막고 있는 '병목현상'을 주고 있는 지금, 도덕적 해이를 과감히 내려놓는 결단이 전 세계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하루가 급한데 뭘 고민하나. 정부가 타이밍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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