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사전] 편도족 - 편리함과 쓸쓸함 사이의 식사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취업준비생 김이슬(가명·24) 씨는 어머니가 챙겨주는 도시락 대신 아침마다 서울 종로에 있는 토익학원 근처 편의점에 출근 도장을 찍는다. 가끔 근처에서 토스트를 사 먹기도 하지만, 든든하게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싶은 김 씨의 선택은 편의점 도시락이다. “아침에 엄마가 일찍 일어나서 도시락 챙겨주시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고, 요즘엔 식당에서 한 끼 먹는 절반 비용으로 퀄리티 높은 식사가 가능해 편의점을 자주 찾는다”고 김 씨는 설명했다. 삼각김밥과 컵라면으로 대표되던 편의점 메인메뉴는 도시락으로 바뀐 지 오래다. 2013년 779억원 규모였던 편의점 도시락 시장은 지난해 5000억 규모까지 성장했다. 시장분석업체 오픈서베이의 ‘편의점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 평균 2.6회 편의점에 가고, 그중 절반 이상인 65.9%가 식료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편의점 도시락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 편의점 4사 평균 전년동기대비 7% 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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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족은 편의점에서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1인 가구 증가와 혼밥 문화 확산으로 보편화 된 단어다. 통계청이 발표한 1인 가구 동향조사에 따르면 2019년 1인 가구가 603만 9000가구를 넘어서며 전년 대비 25만 가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외식 대신 집에서 안전하게 식사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편의점 도시락는 더욱 많이 판매되고 있다. "나이 든 남자가 혼자 밥 먹을 때/울컥, 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몸에 한 세상 떠 넣어 주는 먹는 일의 거룩함이여/이 세상 모든 찬밥에 붙은 더운 목숨이여" 시인 황지우는 나이 든 남자의 혼밥 풍경을 두고 ‘거룩한 식사’라 명명한 바 있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함께 먹던 식구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편도족의 증가는 어딘지 서글픈 우리 사회의 단면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용례
B: 나 다이어트 중이잖아. 라면, 삼각김밥 먹으면 살쪄.
A: 얘가 뭘 모르네. 편의점에 샐러드 도시락도 있고 닭가슴살 도시락도 있어. 끼니는 챙겨야 머리가 돌아갈 거 아냐.
B: 아 그래? 알았어 알았어. 너 진짜, 진정한 편도족이구나?
A: 혼자 살면 편의점 없인 힘들어. 야, 시간 얼마 없어. 빨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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