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후반 나이에 대선 출마 선언했던 경험…미래통합당 '킹메이커', 대선 출격설 가라앉지 않는 이유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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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방송인 ‘백종원’이라는 이름이 등장할까. 미래통합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를 둘러싼 해프닝은 제1야당의 현주소를 드러냈다. 뭔가 새로운 인물의 등장에 대한 갈구 때문일까. 아니면 대선에 대한 불안감의 반영일까.

이유가 무엇이건 ‘잠깐’ 차기 대선 주자 물망에 백종원이라는 이름이 등장했고, 당사자의 부인에 따라 없었던 일이 됐다. 백종원이라는 키워드를 정치 수면 위로 올린 인물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다.


1940년 7월생으로 한국 나이로는 81세, 만 나이로는 79세에 이르는 노정객(老政客)이다. 그는 대선 때마다 ‘킹메이커’로서 주가를 높인 인물이다. 상대의 핵심 정책을 재가공해 공격의 수단으로 삼는 그의 능력은 탁월하다. ‘경제민주화’라는 키워드를 토대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게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백종원 논란은 통합당 다른 대선 후보군들의 입지를 흔들어 놓았다. 정치의 ‘정’자도 모르는 방송인에게도 밀릴 만큼 통합당에 인물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23일 KBS ‘사사건건’ 프로그램에 출연해 “저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백종원씨를 얘기를 하는 것을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면서 “우리 미래통합당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자산들, 대권 잠룡들을 희화화시키는 거 아닌가,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치, 그날엔…] '80대 노정객(老政客)' 김종인, 대선벽보에 이름 올릴까 원본보기 아이콘


흥미로운 점은 김종인 위원장의 백종원 대선후보설에 가려진 비하인드 스토리이다. 그는 이번에도 킹메이커의 뜻을 드러낸 것으로 비쳤지만, 여의도 정가에서는 심판이 아닌 선수로 뛸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바로 김종인 대선후보 출마설이다. 2022년 기준으로 만 나이로도 80대인 김종인 위원장의 처지를 고려할 때 대선 출마가 의아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불과 3년 전, 70대 후반의 나이에 ‘정치인 김종인’은 대권 도전을 선언한 바 있다. 그는 2017년 4월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정부로 위기를 돌파하고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면서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당시 정치인 김종인은 대선 레이스 선두 주자였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겨냥해 “지난 세월이 모두 적폐라면서 과거를 파헤치자는 후보가 스스로 대세라고 주장한다”면서 “'3D 프린터'를 '삼디 프린터'라고 읽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정 책임자에게 무능은 죄악”이라고 주장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김종인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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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도 김종인 출마설이 관심의 대상이 된 이유는 이른바 명망가들의 지원을 토대로 힘을 키운 뒤 통합 리더십을 통해 판을 흔들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그의 나이나 정치 역학 구도를 고려할 때 대통령의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지만 변수는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치인은 여러 이유 때문에 대선 출마를 준비하거나 출마 선언을 한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특정 정당 또는 무소속 대선 후보로 국민의 선택을 받을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는 출마 의사를 접거나 출마 선언을 한 뒤 대선후보로 등록하지는 않는 선택을 한다. 대선 출마 선언 자체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선택이니 일단 출사표는 던져보지만 당선 가능성과 대선에 필요한 정치 자금 등 여러 문제를 고려해 불출마로 선회한다.


정치인 김종인의 선택은 어땠을까. 그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불과 일주일 만인 2017년 4월12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결국 ‘대선 벽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셈이다. 그는 “통합정부를 구성해 목전에 다가온 국가 위기를 극복해보겠다는 대선 후보로서의 제 노력은 오늘로 멈추겠다”면서 대선의 꿈을 접었다.


2022년 대선은 이제 1년 9개월도 남지 않았다. 정치인 김종인이 이번에도 플레이어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른바 김종인 대선 출마설과 관련해 통합당의 한 대선 주자는 이렇게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이자리에서 전당대회 복귀를 선언했다./윤동주 기자 doso7@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이자리에서 전당대회 복귀를 선언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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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저렇게 활발하게 활동하시고 또 이슈 메이킹에 성공하는 걸 보면 충분한 자질은 갖추고 계신 분”이라며 “앞으로 성과에 따라 충분히 논의가 그렇게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의 메시지는 김종인 위원장에 대한 견제구로 해석될 수도 있다. “대선 출마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은 킹메이커로서의 위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인 위원장이 대선 관리자를 자처하며 통합당의 사실상 대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본인이 선수로 뛴다면 관리자의 권한과 지위는 유지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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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생물이다. 정치인 김종인이 2017년 대선을 불과 한 달 남긴 상황에서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한 이는 얼마나 될까. 2020년 3월 대선 역시 누구도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합당에서 유력 대선주자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김종인 대선 출마설은 다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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