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지난해 8월4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긴급 간담회에서 펙사벡의 간암 대상 글로벌 임상 3상 중단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지난해 8월4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긴급 간담회에서 펙사벡의 간암 대상 글로벌 임상 3상 중단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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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1만650원(2017년 5월16일 종가)→15만2300원(2017년 11월21일 장중)'. 6개월 만에 14배(1330%) 폭등.


'바이오 신화' 신라젠이 결국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서 코스닥시장 퇴출 기로에 섰다. 한 때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르며 바이오 종목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던 신라젠이 전·현직 임원 9명이 부정거래·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며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리면서 17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최종 결정까지는 최장 2년 가량 걸릴 전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날 신라젠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는 회사의 상장 유지에 문제가 있는지 따져보는 과정이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거래소는 일정 규모 이상의 횡령·배임 혐의가 확인된 후 기업의 계속성이나 경영의 투명성, 시장 건전성 등을 종합 고려해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할 수 있다.


신라젠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이 최종 결론을 얻기까지는 2년 넘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거래소는 15영업일(내달 10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신라젠을 상장폐지하거나 개선 기간을 부여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 기간에 신라젠이 개선계획서를 내면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이내로 기업심사위 심의가 연기된다.

심사위가 상장폐지로 결론 내면 코스닥시장위원회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서도 상장폐지 혹은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심의·의결한다. 코스닥시장위가 상장폐지로 의결해도 끝은 아니다. 회사 측이 이의신청을 하면 코스닥시장위의 심의가 다시 열린다. 최종 상장폐지 결정까지는 최대 2년 반 가량 걸릴 수 있다. 심의 결과가 개선기간 부여로 나오면 개선기간이 끝난 뒤 다시 기심위의 심의·의결을 거친다.


2016년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신라젠은 항암치료제 펙사벡의 임상 소식을 재료로 주식 시장을 달궜다. 2017년 5월16일 1만650원이던 주가는 그해 11월21일 장중 15만2300원까지 치솟았다. 6개월 만에 14배 폭등이었다.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2017년 11월 말에는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8조711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임상 중단 소식이 전해진 뒤 사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곤두박질 쳤고, 현재 1만2100원에 거래정지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주 수는 16만8778명, 보유 주식 비율은 87.68%에 이른다. 현재 주가(1만2100원)로 환산하면 주식가치는 7500억원에 이른다. 만일 신라젠이 최종적으로 상장폐지되면 이들 주식은 모두 휴짓조각이 돼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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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전·현직 임원 9명이 사기적 부정거래,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신라젠 임직원이 임상 실패 사실을 미리 알고 주식을 팔아치웠는지, 상장 과정에서 정치권이 개입했는지가 핵심이었다. 최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정·관계 로비설에 대해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 냈다.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등은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문 전 대표 등은 무자본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1918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임상 실패를 공개하기 전 주식을 미리 팔아치운 의혹에 대해서는 주식을 판 시점과 미공개 정보가 생성된 시점을 비교할 때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났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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