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난투극 벌인 중국-인도, 경제도 결별 위기
印, 中과 사업 재검토…통신망 구축 사업에 화웨이, ZTE 배제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지역 군사충돌이 양국간 경제적·외교적 전략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의 성장 잠재력 '투톱'인 중국과 인도가 경제적으로 결별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지난 15일 밤 라다크 갈완계곡에서 벌어진 군사충돌 이후 중국과의 사업 재검토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인도가 중국 기업들과 추진해온 공공사업 계약들을 조만간 취소할 예정이며, 인도 국영 통신사인 BSNL도 통신망 구축 사업에 화웨이, ZTE 등 중국 기업들을 대체할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는 소식이 확산되고 있다.
인도는 정부 조달 분야에서도 중국 업체 배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도 정보 당국은 보안을 이유로 줌, 틱톡 등 중국 관련 모바일 앱 52개에 대해 사용 금지 또는 제한 조치를 내려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인도 내부적으로도 이번 군사충돌을 계기로 경제적 유대 관계가 깊었던 중국을 멀리하고 전략적으로 더 미국과 밀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쏟아지고 있다. 한 인도 고위 정부 관계자는 "인도가 꾸준히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중국과 멀어지는 대신 미국과의 전략적 강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인도가 중국에 많은 경제적 지분을 제공한 것은 비즈니스적 관계 강화가 양국간 이해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충돌은 잔인했고 경제적 후폭풍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니루파마 라오 전 인도 외무장관 역시 "(이번 충돌은) 양국 관계의 전환점"이라며 "갈완계곡에서 일어난 충돌로 많은 피를 흘렸기 때문에 경제적 양국간 관계가 예전처럼 될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국간 경제 사슬이 이미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결별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동안 중국과 인도는 국경 분쟁 이슈로 자주 충돌하기는 했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서로 유대관계가 깊었다.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등 중국 대기업들은 인도의 급성장하는 시장에 진출해 이미 확고한 입지를 굳힌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14억달러의 중국 벤처캐피탈 자금이 인도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흘러들어 갔을 정도로 첨단 IT 분야에 양국은 협력 관계가 두터웠다.
중국 주도로 설립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군사충돌 이후인 지난 17일 인도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7억5000만달러 차관을 승인한 것도 양국간 결별이 쉽지 않음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는 현재까지 AIIB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각국에 제공한 차관 가운데 인도가 5억~7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파키스탄 등과 함께 상위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IIB는 내부적으로 이번 인도 차관 승인을 통해 두 나라의 경제 관계가 국경 난투극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인도가 국경 난투극으로 자국 군인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힌데 반해 중국이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인도와의 관계 악화가 중국 경제에 좋을 게 없다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상하이 국제관계학원에서 활동하는 남아시아 전문가 왕더화는 "중국은 갈등을 증폭시키기 보다는 사태를 통제하고 싶어한다. 두 거인 간 갈등은 두 거인을 다치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고유가 지원금 받아도 1인당 30만원 또 준다…18일...
한편 16~17일 이틀간 하와이에서 진행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비공개 회담이 실질적으로 미·중 관계 회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 중국과 인도의 관계 재설정에도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