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민한 전자이야기]삼성전자 평택 파운드리 10조원 투자 핵심 'EUV'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기민한 전자이야기’는 전자·기계제품, 장치의 소소한 정보를 기민하게 살펴보는 코너 입니다. 광고,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따끈한 신상품, 이제는 추억이 된 제품, 아리송한 제품·업계 용어와 소식까지 초심자의 마음으로 친절하게 다뤄드리겠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21일 평택 반도체 공장에 파운드리(foundry, 반도체 위탁생산) 시설을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파운드리란 반도체 생산시설이 없는 설계 업체인 팹리스(fabless)의 주문을 받아 위탁 생산해주는 것을 말하는데요.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1위를 차지하겠다며 ‘2030년까지 반도체 분야 133조원 투자하고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반도체 비전 2030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번 평택 파운드리 시설 투자 계획도 반도체 2030의 일환입니다.
극자외선(EUV) 장비가 삼성전자의 이번 평택 반도체 사업장 파운드리 시설 투자의 핵심으로 꼽히는데요. 4차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CPU,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모뎀칩 등은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자동차·첨단가전·의료바이오 등의 데이터를 분석 처리해주면서도 크기가 작은 반도체의 쓰임새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도체 생산 장비가 없지만 이런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팹리스들도 늘고 있고요.
EUV는 반도체 생산의 수십 개 공정 가운데 노광(포토)공정에서 쓰입니다. 포토공정은 회로패턴이 담긴 마스크 상을 빛으로 비춰 실리콘 웨이퍼(반도체 원판) 위에 회로를 그리는 공정입니다. 마치 사진을 현상하는 작업과 유사한 원리입니다. EUV는 기존에 포토공정에 쓰이던 불화아르곤(ArF)보다 파장 길이가 14분의 1 미만이라서 더욱 세밀한 반도체 회로 패턴 구현에 적합합니다. 복잡한 회로를 여러 번에 걸쳐 찍는 멀티 패터닝 공정도 줄일 수 있어 반도체의 고성능과 생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같은 면적의 실리콘 웨이퍼를 활용해도 EUV를 사용하면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주로 설계단위가 10나노미터급 이하의 반도체 생산에 EUV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7나노 이하의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뿐입니다. 삼성전자와 TSMC는 이제 5나노급 양산을 위한 경쟁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반도체 기술과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장비 가격에서도 EUV 장비는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EUV 장비는 네덜란드 기업인 ASML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ASML이 독점 개발·판매를 하고 있는 장비인 만큼 1대당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1대당 1500억~2000억원 수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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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밝힌대로 삼성전자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분야에서는 이미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다만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아직 왕좌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점유율은 약 4%를 차지해 5~6위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54.1%)에 이어 삼성전자가 2위(15.9%)인 수준입니다. 삼성전자의 잇따른 반도체 사업 투자로 퀄컴 등 글로벌 팹리스들의 수주를 받아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를 따라잡을 수 있을 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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