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도 가져올 수 있다'는 김태년…주호영, 법사위 지킬까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21대 국회를 앞두고 '슈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원 구성을 앞두고 주도권 잡기에 나서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면서 표결을 통해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장 자리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에 대한 강한 압박 공세다.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법사위를 꼭 확보해야 하는 통합당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원구성 협상을 지렛대 삼아 지연전략을 편다면 표결로 갈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지금 꼭 그렇게 하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간 국회는 관례에 따라 법사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상임위 구성을 교섭단체간 협상을 통해 합의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표결로 갈 수도 있다고 선제적 공세에 나선 것이다.
'여대야소'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알짜 상임위원회'를 가져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법사위원장이나 예결위원장을 표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협상을 통해서 가급적이면 타결을 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앞서 11일 진행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는 "법사위는 16대까지는 여당이 가졌다"며 여차하면 법사위를 가져올 수 있다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는 법사위의 체계ㆍ자구심사 권한을 수정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그는 '일하는 국회'가 민의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 민의를 보면 코로나 위기를 제대로 극복해라, 이렇게 국민들께서 우리 국회에 명령하고 계시다"며 "예전처럼 국회 개원을 무기로 해서 야당의 발목잡기나 트집 잡기에 끌려가는 것을 우리 국민들이 바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김 원내대표가 시사한 대로 법사위가 여당에 넘어가게 된다면 선거에 참패해 84석으로 쪼그라든 통합당으로서는 '슈퍼 여당'을 견제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법사위는 상임위에서 본회의로 넘어가기 전의 '최종 관문' 격으로, 역대 야당들은 여당의 입법 독주를 막기 위해 법사위를 제동장치로 활용해왔다.
이에 따라 당 내에서 59%의 압도적 지지로 선출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협상 테이블에서 법사위를 지킬 수 있을지 여부가 숙제로 남게 됐다. 주 원내대표는 당선인 대변인과 정책위의장, 바른정당 원내대표 등 요직을 거쳤으며 지난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법안 처리 과정에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전략을 제안하면서 '전략가'로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도 "주 원내대표도 (법사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협상 여지가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부친상으로 인해 여의도를 잠시 비운 주 원내대표는 13일 국회로 돌아와 김 원내대표와 현안 논의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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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를 두고 양당의 신경전이 시작된 가운데, '협치'의 실마리도 포착된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11일 주 원내대표의 부친상 빈소를 찾아 위로를 전하고 입법 관련 협조를 부탁했다. 이 협치 과제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언급한 '전국민 고용보험제'도 포함된다. 문 대통령의 언급이 있은 후, 11일 국회 환노위에서도 예술인까지 고용보험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저소득층에게 구직수당을 지급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 등이 곧바로 통과됐다. 여야는 다음 주 중으로 20대 마지막 임시국회를 열고 본회의를 개최해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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