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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때문에 성격 변했어요" 우울증 호소하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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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니면서 감정 표정 없어져"
직장인들 '번 아웃' 증후군 호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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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김슬기 인턴기자] "회사 다니면서 감정과 표정이 없어졌다. 잘 안 웃게 되고 심지어 울상이 됐다. 우울증 비슷한 증상도 겪고 있다."


직장인 A 씨는 "직장에 다니면서 성격이 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원래 발랄하고 별거 아닌 거에도 잘 웃는 사람이다. 주말에는 내 모습으로 돌아오는데 일요일 밤부터 불안해지고 답답해진다"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직장 생활으로 인해 성격이 변하거나 우울감을 호소하는 20~30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회사 생활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한 미래, 회사에 대한 불만 등으로 인해 우울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547명을 대상으로 '회사 우울증'에 대해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이른바 '회사 우울증'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형태 중 대기업 직장인이 회사 우울증에 시달린 경험이 87.5%로 가장 많았으며 20~30세대의 주요 직급인 사원급과 대리급이 각각 81.0%, 85.6%를 차지했다.

이들은 '회사 우울증'의 원인으로 '내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비전'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회사에 대한 불확실한 비전(37.6%) △과도한 업무량(20.6%) △업적성과에 따라 이뤄지지 않는 급여, 연봉인상(14.0%) △상사와의 관계(13.6%) △조직 내에서 모호한 내 위치(12.3%)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서울에 위치한 한 회사 사무실. 직장인들이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 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서울에 위치한 한 회사 사무실. 직장인들이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 사진=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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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한 지 1년이 조금 지났다는 직장인 B(26) 씨는 "원래도 온화한 성격은 아니었지만 입사 후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성격이 점점 더 괴팍해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B 씨는 "이제는 입만 열면 욕설이 나오고, 긍정적인 생각은 평소에 들지도 않는다"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니 주말에도 화가 가라앉지 않아 부모님께 의도치 않게 화를 내기도 한다. 퇴사하면 낫는다는데 무작정 퇴사할 수도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직장인 C (25) 씨 역시 "학생일 때는 외향적이라는 말을 들었고 스스로 생각해도 사람을 사귀거나 많은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내 의견을 말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C 씨는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내 말이나 생각이 통하지 않는 집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이후로 말을 점점 아끼게 되고 결국엔 성격으로 굳어진 것 같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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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젊은 세대가 회사로 인한 우울증을 겪는 이유로 '번 아웃(burn-out)' 증후군을 하나의 원인으로 꼽았다. 또 직장인 10명 7명이 이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


번 아웃 증후군은 신체와 정신의 피로감으로 인해 일이나 작업에 대해 심리적 거리감이 생기고 업무에 관해 냉소적 감정이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잡코리아가 지난해 직장인 492명을 대상으로 '번 아웃 증후군 경험'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 95.1%가 직장생활을 하며 '번 아웃 증후군'을 경험했다.


주로 20~30대가 많은 주임·대리급 직장인들의 경우 98.0%가 번 아웃 증후군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다음으로 사원급이 94.9%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의결된 제11차 국제질병 표준분류기준(ICD11)은 번 아웃 증후군을 "성공적으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로 인한 증후군"으로 정의했다.


김윤정 결혼과 가족관계연구소 상담실장은 YTN라디오 '당신의 전성기 오늘'에 출연해 "직장인 중 70%가 번 아웃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 노동시간이 제일 길다. 노동시간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쉬거나 놀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는 뜻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스트레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성과를 내고 사람을 더 열심히 일하게 하는 요소로도 작용하지만, 이게 쉬거나 노는 시간을 통해서 적절히 해소되지 않으면 몸에 쌓이게 된다"며 "번 아웃 증후군을 앓게 되면 회사에서 전화 오는데 받기 싫고, 어디론가 가버리고 싶어진다"고 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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