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40년 외길 건설맨, 항공업 진출 야심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대한항공 남매의 난 중재자에서 당사자로
1980년 부산서 주택사업 시작
한진家와 스포츠 친분 쌓더니
승계싸웅메 지분 14.95%로
최근 명예회장 요구 알려져
27일 주총서 시험대 오를듯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40년 건설 외길을 걸어온 중견건설사 오너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섰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76) 얘기다. 국내 1위 항공사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가족 간 다툼이 한창이던 와중에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판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경영권 분쟁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입장을 급선회하며 경영권을 위협하는 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부산에서 태어난 권 회장은 1972년 동아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제일토건에 입사한 권 회장은 월급쟁이 생활이 맞지 않다고 판단해 1975년부터 개인사업에 뛰어들었다. 1980년 반도건설의 전신인 태림주택을 세워 부산ㆍ경남지역에서 주택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1989년 반도종합건설, 2001년 반도건설 등으로 상호를 변경하며 사세를 급격히 키웠다. 지난해 기눈 반도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 순위는 13위다.
권 회장과 한진그룹간의 인연은 반도그룹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던 시기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매개체는 스포츠라는 것이 재계의 추측이다. 승마와 골프 등 운동을 즐겨했던 권 회장은 1998년부터 서울시승마협회 회장을 비롯해 대한체육회 이사, 씨름협회 부회장 등 각종 스포츠 활동을 하면서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과 친분을 쌓았다. 이는 조 전 회장이 대한탁구협회 회장과 대한체육회 부회장 등을 맡고있었던 시기다. 2011년 반도건설은 한진그룹이 낙찰 받은 부산신항 북컨테이너 터미널 배후단지 3공구 조성공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연결고리에도 불구하고 권 회장과 조 전회장간 개인적인 친분이 그리 깊지 않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두 사람간 사적 교류에 대한 목격담이 거의 없는 탓이다.
권 회장과 한진가(家)의 관계는 지난해 조 전 회장 사망 이후 달라지기 시작한다. 계열사들을 동원해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 한진칼 주식을 대량 매입하면서 재계 안팎에서는 그가 대한항공 경영권을 노리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권 회장은 지난해 10월8일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5% 이상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후에도 수십차례의 장내 매수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매집해왔다. 전날 기준 반도건설이 그룹 계열사 대호개발과 한영개발, 반도개발 등을 통해 보유중인 한진칼 지분은 14.95%(884만6033주)까지 불어났다. 전날 종가기준 약 4627억원어치에 달한다. 반도건설은 현재 조현아 전 대한항공 총괄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와 함께 이른바 '3자 연합'을 구성해 조 회장측과 정면 대결을 벌이고 있다.
권 회장의 노림수는 뭘까. 조 회장측 주장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해 8월과 12월 두차례 한진그룹 대주주를 만나 본인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선임하고 한진그룹 소유의 국내외 주요 부동산 개발권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의 명예회장직 요구는 허위 공시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반도건설은 당시 만남이 조 회장의 제안으로 성사됐으며 권 회장은 경영참여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있다.
권 회장은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 와중에도 직접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는 언론 접촉을 극도로 꺼리는 그의 성향 탓으로 보인다. 조직 내에서도 측근을 제외하면 권 회장의 동향을 제대로 아는 이가 거의 없을 정도다. 대한항공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것도 의외라는 평가다. 실제로 권 회장은 40년 동안 주택건설업을 이끌면서 골프장 사업에 손을 댄것을 제외하고는 건설 외 업역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을 만큼 보수적 경영을 해왔기 때문이다.
업계는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로 더이상 건설업만으로는 기업을 이끌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던 와중에 조 전회장 사망으로 지배구조 고리가 약해진 대한한공 경영권에 관심을 가진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여기엔 권 회장의 장남인 권재현 반도건설 차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도 염두에 뒀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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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회장에 대한 1차 평가는 오는 27일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40년간 땅에만 관심을 뒀던 권 회장이 국내 1위 항공기업을 품을 수 있을지, 혹은 오랜 벗의 집안 싸움에 뛰어들어 판을 흐린 장본인으로 남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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