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잃는 '개성공단 마스크'…北침묵에 美제동까지
북한의 조선적십자회 자원봉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의료진과 협력 하에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위생선전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지난 4일 전했다. 매체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에서 붉은색 적십자회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의료진으로부터 손 씻는 방법을 교육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마스크 품귀 현상을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해결하자는 목소리가 커진 지 일주일이 흘렀으나 북한이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미국마저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그 가능성이 점차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습이다.
미국 국무부는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고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주장과 관련해 13일(현지시간)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지난 14일 보도했다. 미국은 2016년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재가동 제안이 간헐적으로 나올 때마다 줄곧 유엔 제재를 거론하며 재개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에 빠지면서 미국은 '유연성'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쳐왔으나, 유독 개성공단과 관련해서는 "제재 이행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굽히지 않았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개성공단을 남북관계 반전의 계기로 삼자'는 주장에 대한 논평 요청에는 한미공조를 강조하며 답변을 대신했다. 그는 "미국과 우리의 동맹인 한국은 북한과 관련한 노력을 긴밀히 조율하고, 북한에 대한 일치된 대응을 조율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국내 이슈에 관해 최근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북한도 개성공단과 관련해서는 일언반구도 않고 있다. 공단 재가동을 위해서는 설비 점검을 위한 남측 인력의 방북 등 북한과의 세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북한은 지난 1월 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자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하늘·바다·땅길을 전면 통제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월 30일 남한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마저도 폐쇄했다.
이런 상황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은 북한 입장에서는 방역벽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셈이다. 북측이 개성공단 마스크 생산에 호응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김진향TV'를 통해 "개성공단 봉제 업체들을 가동하면 국내 (마스크) 수요뿐 아니라 세계적 수요까지 감당할 수 있다"며 개성공단을 재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 일각에서도 관련 주장이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전 원내대표와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장 북한과의 채널을 열어 개성공단을 가동하자"고 제안했다.
안전사회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도 같은 날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품귀 현상을 빚는 마스크를 생산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다만 정부 당국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1일 "정부는 개성공단이 재가동되어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들을 점검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 대변인은 "그동안 중단돼 왔던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시설점검 기간이 필요하다"며 "마스크 생산에 필요한 필터나 부직포 등의 필요 원자재를 개성으로 또 반입하는 문제도 고려해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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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지금 남북 방역상황에서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면 남북 인원이 실내에서 만나 밀접접촉을 해야 한다는 상황이 부담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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