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코로나19 이후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민진 중소벤처부장] "홍콩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의 발원지가 아니라 전 세계로 퍼진 관문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발원지에서 매우 가깝기도 했다. 사스라는 무시무시한 질병은 수개월 전 중국 본토의 가장 남쪽 지방으로 상업 중심지이자 산해진미의 고장으로 유명한 광둥성에서 조용히 시작되었다."


유명 과학저술가 데이비드 콰먼은 2017년 발간한 저서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에서 '인수공통 감염병'의 위험을 경고했다. 사스, 에볼라, 에이즈, 메르스 등 인간을 공포와 죽음으로 몰고 가는 전염병은 모두 동물의 병원체가 인간에게 건너와 생기는 병이라는 것이다. 콰먼은 인간이 자연 앞에서 겸허해지지 않는다면 자연은 언제라도 다음 번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타깝게도 콰먼의 경고는 적중했다. 전 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신음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환자 8만여명이 발생해 3200여명이 사망했다. 발병 석달 만에 전 세계 107개국에서 12만명의 환자와 5000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냈다. 콰먼은 인류를 멸망으로 몰고 갈 사건으로 기후변화와 전 세계적 유행병을 꼽았다.


이 책의 번역자인 의사 출신 강병철씨는 머지않아 코로나19가 물러가고 치료제와 백신도 나오겠지만 앞으로 더 센 전염병이 오고, 지금 상태로는 또 당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류가 빠른 속도로 생태계를 파괴하고, 동물의 공간을 침범하는 한 바이러스의 재앙을 피해갈 수 없다는 얘기다.

많은 과학자와 석학들이 '인간이 탐욕을 버리지 않으면 인류의 종말이 찾아온다'고 경고하지만 코로나19가 물러가면 우리는 다시 일상을 찾고 결국 이전과 같은 성장과 발전 공식을 따를 것이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그렇다고 전혀 바뀌는 게 없을 것 같지는 않다. 재택근무와 온라인화ㆍ무인화ㆍ자동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그에 따라 우리의 생활 패턴에도 큰 변화가 오게 될 것이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사업장 폐쇄를 막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비슷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비대면과 격리는 외계인의 침입에 몽둥이를 들고 맞서는 것처럼 원시적으로 보이지만 전염을 막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다.


비자발적으로 시작된 이런 경험과 실험은 새로운 시스템과 혁신을 불러올 것이다.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교수는 페이스북 글에서 '코로나19가 가져올 변화'로 디지털 경제의 사회적 수용성 증가, 유통의 온라인 재편, 위험 분산 차원의 자원 재분배와 분산, 사람이 몰리는 산업과 사업의 몰락 등을 가장 크게 다가올 사회 변화로 꼽았다.


바이러스로부터 개인과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생활상의 변화는 4차 산업혁명과도 맞물려 있다. 혁신의 속도는 가속페달을 밟을 것이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로봇기술, 드론,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등을 통해 컴퓨터와 기계는 인간에게 엄청난 편의를 제공하게 된다. 그리고 인간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다. 그렇지만 기술의 발달이 '역병'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AD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세상은 점점 공포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역저자 강병철씨는 말했다. "지금의 불행은 결국 우리가 자초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무엇이 궁극적 가치인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삶의 모든 우선순위를 바꾸어야 한다." 코로나19의 공포 속에 빠져 있는 지금, 그리고 이 공포로부터 해방된 이후 우리는 소외와 종말을 막기 위한 방법을 찾아나서게 될까.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