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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화웨이, MWC 취소 득실 따져보니

최종수정 2020.02.14 08:47 기사입력 2020.02.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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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피라 바르셀로나 몬주익 전시장 앞에서 현장 직원들이 환영 인사가 적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0' 플래카드를 수거 중이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피라 바르셀로나 몬주익 전시장 앞에서 현장 직원들이 환영 인사가 적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0' 플래카드를 수거 중이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33년 전통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개막을 불과 2주 남기고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전격 취소되자 화웨이 등 중국 ICT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됐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애플, 삼성전자 등과 같이 독자적인 언팩 행사를 개최할 여력이 되지 못하는 중견 스마트폰 제조업체, ICT업체들도 업계 최대 비즈니스의 장을 잃게 됐다는 평가다.


MWC를 주관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는 24~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MWC2020을 취소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33년 역사상 처음으로 MWC가 취소되자 가장 먼저 최대 피해자로 거론되는 기업은 바로 화웨이다. 중국 대표 ICT기업으로 미국발 무역전쟁의 타깃이 된 화웨이는 그간 유럽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앞서 미국에서 열린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기존 제품으로만 부스를 꾸리는 대신, 이번 MWC에서 대규모 부스를 준비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올해도 MWC 최대 스폰서인 '골드 스폰서'를 맡아 메인 행사장인 피라 그란디아에 대규모 부스를 마련, 두번째 폴더블 폰 메이트Xs 공개 등을 준비해왔지만 결국 물거품으로 돌아간 셈이다. 화웨이는 전시장 내 주요 스폿들을 다 차지하며 전시비용에만 몇백억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진다.


화웨이뿐 아니라 샤오미, OPPO, 비보 등 다른 중국 기업들의 타격도 클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전자를 비롯해 인텔, 아마존, 페이스북, 소니, 노키아 등 각국 주요 기업들이 연이어 불참 방침을 공개하는 가운데서도 이들 기업은 MWC를 통해 주요 신제품을 공개하고 홍보의 장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보여왔다.

주요 외신들은 올해 MWC에 참석하기로 했던 2400여 기업 중 중국 기업의 비중은 두 자릿수라고 전했다. 유례없는 MWC 취소 배경이 중국발 코로나19라는 사실도 향후 중국 기업들의 이미지에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수밖에 없게 됐다.


샤오미, OPPO, 비보 등은 이번 MWC에서 신제품 공개를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개최 자체가 취소되면서 삼성전자의 언팩처럼 자체 발표행사를 준비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더욱 문제는 이들 기업의 글로벌 인지도와 인프라 등을 감안할 때 MWC 계기로 발표하는 것보다 큰 흥행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는 단지 중국 기업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MWC를 통해 마케팅 전략을 극대화해왔던 중소 제조업체들로선 큰 홍보의 장을 잃은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물론, 업계 관계자들과의 비즈니스 계기도 놓친 셈"이라고 평가했다. IT전문지 시넷 역시 "중소 안드로이드 업체들이 직격탄을 받을 것"이라며 노키아 브랜드를 앞세운 HMD 등을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PC맥닷컴의 모바일 애널리스트인 사스카 세건은 "MWC는 산업 전반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고 업계 관계자들로 하여금 에릭슨, 인텔, 노키아, 퀄컴을 하루에 만나 사업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준다"며 "MWC의 진정한 기능은 소규모 기업들로 하여금 전 세계 모든 통신사와 인프라 공급자들을 만날 수 있는 하나의 시장이라는 점"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행사를 계기로 최고경영자(CEO)에서부터 실무진까지 주요 비즈니스 미팅이 성사되고 각종 계약이 체결되는 점을 감안하면 MWC 취소에 따른 산업 전체의 피해는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CCS인사이트의 벤 우드 연구실장은 GSMA의 취소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예산과 시간을 쏟아부은 기업들에게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며 향후 MWC의 위상 자체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내 업체들 중에서는 SK텔레콤 등 이통동신업계가 아쉬움을 안게 됐다. 그간 코로나19 우려로 주요 기업들이 참석을 포기하고 부스 규모를 축소하는 가운데서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바르셀로나행을 적극 추진해왔다. 특히 구 사장의 경우 내달 최고경영자(CEO) 취임에 앞서 MWC를 통해 국제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주목돼왔지만 이 또한 무산된 것이다. GSMA 이사회 멤버이기도 한 박 사장은 코로나19로 기업 및 미디어 관계자들의 불참 소식이 잇따르자 "참 아쉽게 됐다"고 수차례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MWC 취소 직전 성공리에 언팩 행사를 치른 삼성전자의 경우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애초부터 MWC 부스 운영을 최소화한데다, 전날 언팩에서 공개된 신제품에 더욱 시선이 집중되는 모양새가 됐다는 설명이다. 주요 기업들 중에서 가장 먼저 불참 결정을 내린 LG전자 역시 일찌감치 입장을 정하며 피해 규모를 상대적으로 축소했다. 또한 앞장서서 직원들의 건강 등을 감안해 현명한 결정을 한 기업이라는 이미지까지 얻게 됐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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